[엘리자베스 2세 英여왕 서거] 조문객 75만명에 대기줄 8㎞ 예상… 런던 시내 경찰 1만명 배치

입력: 2022-09-12 16:04 박양수 기자

폰트

기자 구독

이달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될 예정인 고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에 75만 명이 넘는 인파가 운집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왕위를 승계한 찰스 3세 국왕의 전 부인인 다이애나비가 1997년 숨졌을 당시 모여들었던 조문객 규모와 맞먹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런던 현지에선 여왕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지난 8일부터 버킹엄궁 앞에 모여드는 시민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특히 버킹엄궁 웨스트민스터 홀에 여왕의 관이 놓이는 14일부터 일반인들이 조문할 수 있는 참배 기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인파가 더 몰릴 것으로 보인다.

내각 국무조정실은 일단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75만 명 정도의 조문객이 찾는다는 가정하에 비상계획 수립에 나섰다. 이 경우 조문 대기 줄은 최장 8㎞까지 늘어서고, 대기 시간만 20시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제 인파가 이보다 더 많이 모일 수 있어 전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조문객 규모는 2002년 치러진 엘리자베스 2세 어머니의 장례식 때 모인 20만 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가디언은 전망했다. 가디언은 "장례식을 지켜보려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이 1997년 다이애나비 장례식 때의 100만 명 수준에 맞먹을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 보안 지침에 따르면 조문객들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만 웨스트민스터 경내에 입장할 수 있다. 작은 가방만 소지가 허용되고, 어떤 종류든 음식물이나 음료는 반입이 허락되지 않는다. 심지어 꽃다발이나 촛불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사원 내에선 적절한 옷차림을 한 상태로 정숙하게 행동해야 한다. 카메라나 휴대전화기도 사용할 수 없다.

정부는 조문객들을 향해 "대기 줄이 매우 길 수 있고, 수 시간을 기다리거나 밤을 새워야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는 시위대는 물론 테러 시도가 있을 수 있다는 판단하에 런던 시내에 1만 명에 달하는 경찰관을 배치하고, 폭탄해체반도 투입할 계획이다. 또한 추모 행렬 경비에 군 병력 1500명을 동원하는가 하면, 사람이 너무 몰렸다고 판단될 경우 조문 행렬을 중단시킬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정치적이거나 공격적인 복장은 허용되지 않는다"며 "플래카드나 깃발, 광고판, 마케팅 메시지 등은 반입 금지"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