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메타(옛 페이스북)가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한 혐의로 약 1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인한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14일 전체회의를 열고 구글과 메타에 위반행위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692억원, 30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처분 대상이 된 구글과 메타의 위반행위는 이용자의 관심·성향 등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온라인 상의 활동정보인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하면서도 이 사실을 명확히 알리지 않고 사전에 동의 받지 않은 것이다. 구글은 서비스 가입 시 타사 행태정보 수집과 이용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설정화면인 '옵션 더보기'를 가려둔 채 기본값을 '동의'로 설정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메타는 계정 생성 시 동의 받을 내용을 이용자가 알아보기 쉽지 않은 형태로 데이터 정책 전문에 게재했을 뿐 법정 고지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고 동의를 받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개인정보위 조사 결과 구글은 한국 사용자의 82% 이상, 메타는 한국 사용자의 98% 이상에 대해 타사 행태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타사 행태정보는 이용자의 관심사를 추론하거나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데 사용된다. 특히 구글의 경우 국내와 달리 유럽에서는 회원가입 시 이용자가 행태정보 수집,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 보호 설정 등을 직접 선택하도록 단계별로 구분해 동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종인 개인정보위 위원장은 "이용자를 식별해 수집되는 행태정보가 축적되면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그 위반행위가 중대하다"며 "이번 처분으로 플랫폼이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명목 하에 이용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이용하는 행위를 시정하고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두텁게 보호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결정에 대해 구글과 메타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법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제15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