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성남FC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성남FC 대표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보낸 개인 메일 등을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27일 전 성남FC 대표 곽선우 변호사가 지난 2015년 개인 메일계정을 이용해 이 대표에게 보낸 메일을 임의제출 방식으로 제출받았다.
이 메일에는 곽 전 대표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에게 "마케팅 실장 등 일부 직원이 나를 건너뛰고 정진상 시 정책실장과 직접 연락한다. 내가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정 실장과 연락하는 사람은 대표이사가 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성남FC 보고 체계에 대해 건의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대표가 정 실장에게 구단 운영에 대해 보고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곽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지난 24일 "이 시장이 '나는 축구를 잘 모르니 축구를 잘 아는 정 실장과 모든 걸 상의하고 결정하라'고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곽 전 대표는 "정 실장을 구단주 대리인이라고 생각했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민주당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성남FC 구단주로 있으면서 2016∼2018년 두산건설, 네이버, 차병원 등 기업들로부터 160억여원의 후원금을 유치하고, 이들 기업은 건축 인허가나 토지 용도 변경 등 편의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곽 전 대표는 이들 기업의 후원금 계약이 체결되던 2015년부터 1년간 성남FC 2대 대표를 역임했다.
검찰은 이날 곽 전 대표가 2015년 직원들로부터 받은 업무보고 자료들을 모두 확보해갔다.
검찰은 이 대표 측근인 정진상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사실상 성남FC를 운영해온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지난 16일에는 정 실장 자택을 비롯한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 사무실 2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26일엔 네이버와 차병원 등 10여곳을 압수수색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지난 16일 '성남FC 후원금 의혹'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인 경기도 성남시 성남FC 클럽하우스 모습.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16일 두산건설과 성남FC, 성남시청 등 20여 곳에 수사관 등을 보내 압수 수색을 벌였다. <성남=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재난안전상황실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