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5년 동안 우리나라 국민 1명이 국내·외에서 경제활동으로 벌어들인 소득 증가율보다 더 높은 수준의 세부담을 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케어'로 대표되는 복지정책과 현금성 지원이 남발된 탓에 빚어진 현상으로 풀이된다. 경제활동을 활발히 하는 연령층으로 한정할 경우 세부담은 더 가중됐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금의 2030세대는 향후 '세폭탄'을 떠안게 된다는 지적이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추산한 '2017~2021년간 조세 및 국민부담액 현황'에 따르면 국세·지방세·사회보장기여금(4대 연금·공공보험료)을 합산한 총 국민부담액은 2017년 465조5000억원에서 작년 619조4000억원으로 5년새 153조9000억원가량 늘었다. 당해년도 인구 수로 나누면 1인당 899만원에서 1199만원으로 세부담이 약 300만원(33.4%) 증가한 꼴이다.
같은 기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은 세부담 증가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7년 3만1734달러였던 1인당 GNI는 작년 3만5373달러로 늘었다. 현 시점에서 원화로 환산하면 45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500만원가량 많아진 셈이다. 집계 당시보다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급등한 점이나, 인구가 줄어든 점을 고려했을 때 오차는 있더라도 1인당 소득은 10% 안팎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 나라 국민의 평균적인 생활 수준을 나타내는 1인당 GNI는 명목 GNI를 통계청 추계인구로 나눈 값이다.
세부담 증가세는 청소년이나 노인 등을 제외하고, 실제 경제활동에 나서는 생산연령인구(15~64세)를 대상으로 계산하면 훨씬 가팔랐다. 생산연령인구 1인당 국민부담액은 2017년 1237만원에서 작년 1689만원으로 452만원(36.5%) 늘었다. 전체 국민 중 일선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세부담이 더 커졌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를 골자로 하는 문재인 케어를 시행했다. 2011년부터 꾸준히 흑자를 기록한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2018년 적자로 전환됐다. 초음파와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등 관련 집행액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전체 예산에서 현금성 지원 사업에 할당된 예산도 2017년 36조465억원에서 2020년 54조3017억원으로 사상 처음 50조원을 넘겼다.
김상훈 의원은 "5년간 매표성 재정투하와 현금성 복지 남발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했다"며 "청년 세대가 향후 엄청난 세폭탄을 떠안을 수밖에 없어 하루빨리 재정건전성 강화 대책이 실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해 추산한 '2017~2021년간 조세 및 국민부담액 현황'에 따르면 총 국민부담액은 2017년 465조5000억원에서 작년 619조4000억원으로 5년새 약 153조9000억원 증가했다. <표=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