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침 제대로 검토 안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정부의 방침에 따라 국유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국정감사(국감)에서 이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국회 정무위원회가 캠코·신용보증기금·한국주택금융공사에 대한 국감을 17일 부산 남구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진행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캠코의 국유재산 매각 방침을 문제 삼았다.
정부는 지난 8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개최한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향후 5년간 16조원+α 규모의 유휴·저활용 국유재산 매각 방안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캠코가 관리하고 있는 국유재산은 8조4000억원 규모다.
박 의원은 "기재부가 매각하라고 지시하면 캠코는 아무런 검토도 없이 무조건 따라야 하나"라며 "캠코가 그 적절성 검증하고, 기준을 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 의원도 캠코가 아무런 검토도 없이 정부의 지시에 따라 국유재산 매각에 나서고 있는 점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나중에 새로운 땅을 사려면 더 많은 돈이 드는데, 매각보다 더 가치 있는 사업을 해야 한다"며 "연구용역과 타당성 조사도 실해서 국가에 더 나은 방안을 건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캠코는 121억원을 들여 신축한 빌딩을 4년만에 유휴 재산으로 분류해 매각대상에 포함시켜 논란이 되기도 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실에 따르면 캠코가 매각계획에 포함시킨 서울 신사동 '나라키움 신사' 빌딩은 2015년 7월부터 2018년 7월까지 37개월에 거쳐 121억원을 들여 개발된 국유재산이다. 현재 100% 임대로 운영하고 있는 알짜배기 자산이지만, 4년 만에 유휴 재산으로 분류해 논란이다.
이에 대해 권남주 캠코 사장은 "국유재산 매각은 매년 있어왔던 부분이고, 기재부는 국유재산 관리의 총괄부서로 그 결정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매각 계획 금액도 과거와 비교하면 금액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캠코는 해외 '먹튀' 이주자의 채무 회수에 손을 놓고 있다는 질타도 받았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은 "최근 10년간 국내 금융기관 채무를 갚지 않고 해외로 이민을 가버린 3500여명의 채무가 4500억원대에 달한다"며 "이들이 돌아오지 않으면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인데 회수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권 사장은 "악의적 회피 사례의 문제에 대해 적극 공감하고, 채무자의 해외 이주 신고 시 재산을 확인하고 채권 회수를 할 수 있는 방법을 관계 기관에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의힘 송석준 의원은 우리은행 직원의 700억원 규모 횡령 사건과 관련해 캠코에도 책임이 있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우리은행 직원은 대우일렉트로닉스 지분 매각 과정에서 몰취한 계약금 등을 횡령했는데, 캠코는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주채권기관이다.
권 사장은 "대우일렉트로닉스 관련 인수·합병(M&A) 사후관리 협의회에서 몰취자금을 관리하고 있었고, 은행의 공신력을 믿고 맡긴 것"이라며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부분은 아쉽지만 캠코에게 법적인 책임은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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