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곤 ETRI 연구전문위원
![[포럼] 미래 농업, 도시형 `디지털 팜`에 있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10/2022101802102369073001[1].jpg "[포럼] 미래 농업, 도시형 `디지털 팜`에 있다")
미국 뉴저지주에는 '에어로팜'이라는 식물공장이 있다. 12단의 수직 재배단에 지역에서 필요한 상추, 배추 등 채소류들을 생산한다. LED 인공광을 통해 최적화된 광합성 환경을 만들어주고 영양 및 수분을 뿌리에 분무 형태로 주입하면서 효율적인 영양흡수와 생장을 유도한다. 24시간 연속 생산체제로 비용 절감에 의한 수익성을 확보했다. 신속한 유통구조로 신선한 채소를 항시 소비할 수 있는 수요시장을 만들어가며 공장을 타 도시 지역까지 확대하고 있다. 도시농업의 경제성에 대한 우려를 축적된 기술로 극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우리나라에서는 10년 전부터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스마트팜' 형태로 기업화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투자 대비 수익성 측면에서 널리 활성화되지 못하는 상황이다. 초기에는 상추와 같은 엽채류의 경우, 노지에서 재배하는 제품과 가격경쟁력 열세로 시장 진입이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완전 식물공장의 형태로 효율적 인공 광조사 기술 및 양액주입 방식 등으로 수익을 창출해 가고 있는 국내 기업이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농업 가능성에 대한 청신호로 반가운 소식이라 할 수 있다.
세계 주요국도 농업의 미래에 관심이 많다. 유럽은 농업연구상임위원회를 통해 농업·ICT 융합 연구개발 정책을 추진한다. 네덜란드는 기술과 자본이 집약된 형태의 시설농업과 친환경 순환 농업을 균형 있게 추진해오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스마트 농업 생태계 조성의 관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일본도 지난 2011년, 'I-Japan 전략'을 수립하면서 ICT융합 기반의 신산업 육성 정책을 발표하고 AI나 로봇을 활용하는 스마트 농업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농업을 국가 차원의 공적 자원으로 전제하고 전업농에 대한 지원과 함께 농업기술 개발에 대한 정책 지원과 산업화로 전략 모색을 병행 중이다. 하지만 한정된 예산과 무엇보다 ICT, 생명공학,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 및 전문가들과 융합을 통한 미래농업 생태계 조성이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1단계 스마트팜은 농촌에서 편의성 도모와 생산성 증대를 위한 환경 시설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2단계에서는 맞춤형 최적 생육과 자율 생장 및 지능화 그리고 수확의 자동화를 통한 수익성 창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경험 많은 농부들에게 현재의 스마트팜은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그들의 경험적 농사 지식에 비해 현재 스마트팜 기술의 수준이 월등하게 높지 않거나 투자 대비 수익성을 보장받지 못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스마트팜에 대해 미래 예측이 어려운 부분도 한몫한다.
디지털 트윈 팜은 스마트팜의 진화된 형태이다. 즉 가상세계에 현실 세계의 쌍둥이 팜을 구축해 목표 작물의 생육과 효능에 대한 최적 방법론을 찾아주는 것이다. 농업의 새로운 미래이자 본격적인 데이터 산업으로 전환시켜줄 첫 번째 대안이라 생각한다.
기존 환경시설 자동화에 더해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으로 최적화 분석까지 농작물의 모양 및 효능에 있어 맞춤형 계획 재배가 가능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의 경험과 지식 위에 에너지 최적화, 유효한 빅데이터, 인공지능 분석, 클라우드 연결망, 통합 플랫폼 등 기술이 융·복합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생육 및 효능에 대한 실시간 데이터 생성을 위한 솔루션이 시급하다.
모든 도시가 스마트 시티를 추구하고 있는 가운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친환경 미래도시 '네옴(NEOM)' 건설 프로젝트가 이목을 끌고 있다. 사막 한가운데 최종 인구 900만 명이 거주하는 미래형 스마트시티다. 이곳에 도시형 식물공장이 먹거리를 담당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워 보인다. 대한민국의 도시형 '디지털 트윈 팜'이 미래도시에 수출되는 날들을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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