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디지털시장법 시행 앞둬
자사 서비스 밀어주기 금지 뼈대
美, 플랫폼 반독점 법안 통과땐
아마존 제품, 아마존서 못 팔아
자사 서비스 밀어주기 금지 뼈대
美, 플랫폼 반독점 법안 통과땐
아마존 제품, 아마존서 못 팔아
![[`카카오 먹통` 일파만파] 유럽, 독점 구글에 3兆 벌금… 해외선 빅테크에 더 강한 규제](http://contents.dt.co.kr/images/202210/2022101902100232781001[1].jpg "[`카카오 먹통` 일파만파] 유럽, 독점 구글에 3兆 벌금… 해외선 빅테크에 더 강한 규제")
한국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에서도 카카오톡과 같은 '빅테크' 사업자들이 시장 지배력을 남용해 시장 질서를 왜곡하는 행위를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글과 아마존, 애플, 메타(전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을 견제하는 이유는, 빅테크들의 독점 구조가 공정한 경쟁을 회피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등 시장 질서를 왜곡하고 있다는 우려에서다.
모바일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카카오톡은 출시 11년째인 지난해 6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가 4566만명에 이른다. 올해 기준 대한민국 인구(5162만명, 통계청 추산)의 88% 수준이다.
1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최근 유럽 20개국의 43개 쇼핑업체들은 구글이 자사 쇼핑을 검색광고에 노출시키는 것이 시장 지배력을 부당하게 남용하는 행위라며 이를 금지해 달라고 EU의 경쟁담당 집행위원인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앞으로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내년 5월부터 적용될 디지털시장법(DMA)의 '자사 선호 금지' 조항을 구글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유럽 집행위원회(EC)는 구글이 검색화면에서 자사 쇼핑 서비스를 밀어주는 등 경쟁을 저해했다는 이유로 24억유로(약 3조3600억원)의 벌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들 쇼핑업체들은 당시 벌금과 함께 명령한 시정조치가 충분치 않은 만큼 더 강한 규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올해 11월부터 시행하는 DMA는 소셜 미디어, 검색엔진, 운영체제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른바 '온라인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기업이 자사 서비스를 타사 서비스보다 우위에 두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 밖에도 구글은 인도에서도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시장지배력 남용 행위에 대해 폭넓은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20년 10월 구글이 검색엔진 선탑재 강요로 공정한 시장경쟁을 저해했다며 반독점법 위반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의회는 구글을 포함해 플랫폼 공룡 업체들을 견제하기 위해 초당적인 빅테크 규제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 행위를 직접 규제하는 '플랫폼 반독점 패키지 법안'은 지난해 6월 발의돼 하원을 통과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아마존이 만든 제품은 아마존 사이트에서 판매할 수 없게 된다. 현재 상원에서 논의 중인데, 오는 11월 중간선거와 빅테크 업체들의 반발 등이 맞물려 규제안 통과 여부는 다음달 이후에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내의 경우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로 플랫폼 공룡의 반독점 규제 이슈가 부상했지만, 세계 각국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거대 플랫폼의 시장 교란에 대한 문제점이 공론화 돼 왔다.
한국은행이 올 초 내놓은 '디지털 경제와 시장 독과점 간 관계' 리포트에 따르면 애플과 MS, 구글, 아마존, 메타(구 페이스북) 등 이른바 빅테크 '빅5'들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7.1%를 기록해 상위 200개 미국 기업의 연평균 성장률(약 10%)을 크게 상회했다.
이들 '빅5'들은 거대 플랫폼으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또는 잠재적 경쟁기업을 인수·합병(M&A)로 지워버렸다. 독일의 여론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구글은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87.8%의 점유율을, 마이크로소프트는 PC 운영체계(OS) 시장에서 61.1%, 애플은 모바일 운영체계 점유율 61.1%, 메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 58.0%,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47.0%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정선영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빅테크들이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기업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사업 확장, 데이터 독점, 부당 경쟁, 소비자의 선택권 통제 등 독점력을 남용했다"며 "선도기업이 자금조달 상 이점을 남용해 과도한 가격경쟁력이나 공격적 M&A로 잠재적 신규진입 기업을 위협할 경우 시장의 독점구조는 더 고착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빅테크에 대한 반독점 규제의 개편 방향은 과거의 규제체계가 지향하던 가격 안정화보다는 공정한 경쟁을 유도하고 건전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시장 조성자로서의 역할에 중점을 두고 중립적 입장에서 시장의 공정한 경쟁 환경 마련을 목표로 규제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정부에 조언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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