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기정통부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과 직할기관 국감에서는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의 부당성을 비판하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랐다. 여당 의원들은 연구자의 낮은 처우 개선과 연구기관 자율성 확대 등을 위한 과기정통부의 법·제도 개선책 마련을 주문했다.
특히 과방위는 과학기술 분야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상시국감으로 전환해 실시하겠다는 계획도 제시됐다.
이날 대전 IBS(기초과학연구원)에서 열린 과방위 국감에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새 정부는 지금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비전이 제대로 나오기도 전에 출연연에 대한 구조조정 칼날부터 들이대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경우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제출에 따라 30명 감축 계획을 마련했다. 과기정통부 소속 출연연과 직할기관을 기획재정부가 쥐락펴락하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고 손놓고 있는 과기정통부의 무능을 지적했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가세했다. 이 의원은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따라 과학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기관이 연구에 필수적인 시설과 장비까지 매각 계획을 제출했다"며 "비용을 줄인다고 혁신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고 정부의 혁신 가이드라인의 부적절성을 따졌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은 "비용을 절감하는 혁신이야말로 하수 중의 하수다. 과학기술 혁신을 통해 비용을 절감해야 한다"며 "현재 혁신 가이드라인은 연구자들이 연구기관을 떠나게 해 문을 닫게 하려는 것 같다. 기재부 주도의 공공기관 혁신은 출연연 민영화 의도가 담긴 것은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정부도 나름대로 개선 방향이 있다"며 "합리적인 혁신안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여당의원인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연구비가 늘었음에도 인력을 기관 자체적으로 늘리기 어려운 게 출연연의 현실이다. 연구기관에 보다 많은 자율성을 줘야 한다"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차원에서 출연연 자율성 확대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정부에 제안하는 방안을 강구해 봤으면 한다"고 출연연 자율성 확대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다.
정청래 과방위 위원장은 "오늘 국감이 53개 기관을 하루에 다하기에 졸속, 부실 국감이라는 지적이 나온 만큼 앞으로는 일부 기관을 묶어서 상시 국감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감에서는 과학기술 정책과 현안보다는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많아 과학기술 분야 국감임을 무색케 했고, 국감 진행 시간도 오후 4시가 조금 넘어 현장방문을 이유로 종료돼 사실상 '반나절 국감'에 그쳤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18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소속 정부출연연구기관과 과기정통부 직할기관에 대한 국감을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