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대출 등 인기 없어
현실 외면한 탁상행정이 주원인
현실 외면한 탁상행정이 주원인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지난 17일 부산국제금융센터에서 진행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신용보증기금(신보)·한국주택금융공사를 대상 국정감사에서 캠코의 새출발기금, 신용보증기금의 저금리 대환대출보증 프로그램 등의 문제점을 집중 추궁했다.
먼저 이달 초 시작된 새출발기금의 경우 현장에서의 혼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소상공인 커뮤니티에서는 상담사들마다 답변이 다르고, 프로그램 시행 초기라 제대로 된 확답을 듣기 어렵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돕기 위한 새출발기금의 저조한 실적도 정책의 효과성을 의심 받게 만든다. 3~5년이면 종료되는 법원 개인회생과 달리 최장 10년까지도 진행되고, 신청기회가 1회밖에 되지 않는 점이 새출발기금의 신청을 조심스럽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신용보증기금이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7% 이상의 고금리를 6.5%의 저금리 보증부 대출로 전환해주는 대환 프로그램도 인기가 시들하다. 시행 2주차인 현재 보증공급액은 공급 규모인 8조5000억원 대비 0.23%인 197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금리 상승기 저금리 대환의 수요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저조한 실적의 이유는 90% 보증률과 비교적 안전한 금융권에 대해서만 시행하고 있는 점이 꼽힌다. 특히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대부업에서까지 자금을 빌리는 상황인데, 신보가 대부업의 대환대출보증을 취급하지 않고 있어 프로그램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최 의원은 특히 "보증을 받아 대환대출을 하려 해도 기존 거래은행에 단기 연체라도 있는 경우에는 여기저기 거절당하며 희망고문을 받다가 결국 포기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정식으로 등록된 대부업체들이 대환 대상에 들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도 저조한 신청자 수 탓에 정책 설계가 잘못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안심전환대출은 1단계 신청접수가 마감된 지난 17일 기준으로 총 19일 동안 약 3조8289억원(3만7412건)이 신청됐다. 공급규모인 25조원 대비 15.3%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공사는 주택가격 4억원 이하의 안심전환대출 신청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2주간 연장했다. 주택가격을 상향하는 2단계 접수는 다음달 7일 시작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철 의원은 "안심전환대출의 신청이 저조한데 최준우 사장과 임직원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은 "서울의 경우 4억원 이하 주택 비중이 2%에 불과하다"면서 "주택가격 기준에 대한 현실적인 조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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