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 대출금리 연 13%로 껑충
정부, 10조 규모 유동성 지원에도
자금시장 '돈맥 경색' 심화
이 와중에 은행은 대출심사 강화
금융당국이 10조원 규모의 회사채·기업어음(CP) 매입 프로그램을 본격 가동했다. 한국증권금융은 26일 중소형 증권사를 대상으로 환매조건부채권(RP), 증권담보대출을 통해 3조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27일부터 증권사 CP 매입에 2조원을 투입한다. 하지만 당국의 이같은 개입에도 불구, 신용경색은 풀리지 않고 있다.
레고랜드발 채무불이행 사태와 관련, 지방자체단체 채무 보증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강원 춘천시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강원도의 강원중도개발공사(GJC) 회생 신청에 따른 신용경색 여파로 금리가 인상돼 춘천시의 이자 부담이 현실화, 전국 지자체로 확산할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춘천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의원들은 26일 "이번 사태 여파로 동춘천산업단지 개발 사업의 보증 채무에 3배 넘는 수준의 이자 부담을 요구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춘천시가 5.6%의 금리로 채무를 상환하고 있지만, 투자증권 측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남은 162억원에 높은 금리를 적용하면 이자는 급격하게 늘어난다"며 "춘천시는 물론 건설 현장 등에 연쇄적으로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은 불 보듯 뻔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춘천시는 2010년 동춘천산업단지 개발을 위해 봉명테크노밸리를 설립했으며, 545억원의 보증 채무가 발생했다. 이에 순차적으로 채무를 갚아 현재 162억원이 남아있는 상태다. 하지만 지자체 채무 보증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면서 춘천시가 높은 이자 부담을 떠안게 됐다. 춘천시는 최근 연 5.69%의 금리로 빌려 쓰다가 상환일을 내년 1월까지 3개월 가량 연장하게 됐고, 투자증권과 협상 끝에 두 배 이상 높은 13%에 합의하게 됐다. 기존 선납 이자가 2억3000만원에서 연 13%의 이자율이 적용하면 5억3000만원으로 높아져 3억원 가량 더 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정부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개입했지만 신용경색도 이어지고 있다. 한전은 이날도 2년 만기 채권 6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발행 금리는 연 5.90%로 전날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전날 유찰된 미발행 물량을 가지고 하루만에 다시 입찰에 나선 것이다. 한전은 올들어 23조4900억원 어치의 회사채를 발행, 시장을 싹쓸이하면서 다른 회사들의 자금 조달 길을 막고 있다.
은행들은 이 와중에 기업대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자금시장 '돈맥경색'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돈줄이 마르고 있는데, 은행마저 대출문을 걸어 잠그면서 기업의 자금 조달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신협중앙회 농협중앙회는 아파트 집단대출을 중단했으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이 많은 저축은행들도 부동산 대출을 꺼리고 있다.
김영익 서강대 교수(경제대학원)는 "정부가 내놓은 50조원 규모의 유동성 보강은 부족해 보이며, 채권시장안정펀드나 증권시장안정펀드 규모를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정부가 조금 더 과감한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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