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3일간 전국 주요 철새도래지 200곳을 대상으로 '겨울철 조류 동시 총조사'를 실시한 결과 가창 오리등 109종 철새 약 93만 마리가 국내에 도래했다.
환경부는 이번 조사를 고병원성 AI에 선제 대응을 위해 조사 지역을 전년 기준 112곳에서 200곳으로 늘렸다. 지난해 조사가 진행된 철새도래지 112곳의 겨울철새 서식 현황은 겨울 철새 개체수가 전년에 비해 약 10만마리(19.1%) 증가했다. 특히, AI 전파 가능성이 높은 오리과 조류는 전년 대비 약 26.3%(9만9000마리) 늘어났다.
겨울 철새의 국내 서식 시기는 야생조류가 AI를 농가에 옮길 수 있어 집중적으로 피해가 늘어나는 때다. 여기에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세계 고병원성 AI발생 건수도 전년 동기 대비 약 83.7% 증가하는 등 확산세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25일 오후 5시 기준 AI 발생 현황은 가금농장 2건(경북 예천)과 야생조류 7건이다. 야생종류 사례에서는 고병원성이 5건, 저병원성이 2건이며 겨울 철새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충남 천안, 인천 옹진, 경기 안성, 충북 충주, 경남 김해, 전북 부안 등에서 발견됐다.
지난 겨울철 AI 발병 현황은 지난해 11월 8일부터 올해 4월 7일까지 전국에서 47건이 발생해 83개 농가의 닭과 오리 등 가금류 730만7000마리가 살처분되는 등 피해액이 362억원에 달했다. 또한, 사육두수 감소로 이어지는 가금농장 살처분은 닭고기, 계란 수급 등에 영향을 미쳐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겨울철새가 북상하는 내년 2~3월까지 야생조류에서 조류인플루엔자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달부터 고병원성 AI 위기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으로 격상하고 전국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방사사육 금지, 정밀검사 주기 월 2회로 단축, 출하 전 이동승인서 발급 등을 실시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난해와 비교하여 많은 개체의 철새가 일찍 도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앞으로도 예찰을 강화하고 방역 상황을 꼼꼼하게 점검하는 등 AI 확산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께서는 가급적 철새도래지 방문을 자제해 달라"며 "폐사체 발견 시 즉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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