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권한 고도제한 완화 제시
명분 없고 형평성 문제 제기 우려
업계 "현실화될 가능성 낮아보여"
명분 없고 형평성 문제 제기 우려
업계 "현실화될 가능성 낮아보여"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118 프로젝트'를 앞세워 한남2구역 시공권을 따냈다. 118프로젝트는 한남뉴타운 고도제한을 기존 90m에서 118m로 완화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렇게 되면 한남2구역 최고 층수는 14층에서 21층으로 늘어나게 돼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줄고 사업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남뉴타운 고도제한 규제 완화는 건설사의 시공 영역이 아닌, 서울시와 정부 당국의 인허가 영역이라는 점이다. 서울시는 남산 경관 보호 등을 이유로 한남뉴타운 최고 높이를 90m로 규제하고 있다. 한남뉴타운 고도 제한이 완화되면 서울 전역에서 바라보는 남산 조망에 영향을 주게 된다.
대우건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요 재건축 사업의 고도제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지난 2월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재건축 최고 층수 규제를 기존 35층에서 50층으로 풀었다. 또 9월 영등포구 여의도 시범아파트 용적률과 순부담률 규제를 풀어 최고 높이 65층 재건축을 허용키로 했다. 대우건설은 이같은 재개발·재건축 조합 고도제한 완화가 한남뉴타운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업계는 대우건설의 이 같은 제안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있는 규제를 허물만한 명분이 마땅치 않고, 한남뉴타운 고도제한을 완화할 경우 전국 타 조합으로부터 형평성 문제에 부딪힐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는 최근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통과했지만, 최고 높이 35층 규제는 그대로 이어졌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잠실주공5단지 고도제한이 완화된 것은 잠실 마이스(MICE) 복합단지 개발 영향으로 매우 특수한 상황"이라며 "한남2구역과는 처한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잠실주공5단지의 높이 규제가 완화된 것은 맞지만 단지 용적률이 늘어난 것은 아니라 이 곳의 사업성이 늘어났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전했다.마이스(MICE)는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 (Incentive Travel), 컨벤션 (Convention), 전시 (Exhibition)를 합쳐놓은 용어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최근 서울시 재건축 심의를 넘기는 했지만 높이 규제는 완화받지 못했다"며 "한남뉴타운에서만 고도 제한이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밝혔다.
서울시에서도 인허가 변경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남2구역 최고 층수 규제는 90m로 규제돼 있고, 당분간 이 지침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118 프로젝트 이행에 시공사 지위를 내건 상태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한남2구역 조합에 공문을 보내 118 프로젝트 추진 불가 시 시공권을 포기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걸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사업 추진 의지를 보이기 위해 백정완 대표 명의의 확약서를 조합에 제출한 상황"이라며 "한남2구역 중대변경 인허가를 얻어 사업지연 없이 목표를 이룰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에 지상 최고 14층, 30개동, 1537가구(일반 1299가구, 임대 238가구) 아파트와 부대복리시설, 근린생활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는 약 9000억원 규모로 시공사 입찰에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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