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대통령 "테러를 통해 국민 패배시키려는 노력, 실패할 것"
2015년에도 수도 앙카라에서 폭탄 테러, 102명 숨져
13일(현지시간) 오후 튀르키예의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번화가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최소 6명이 숨지고 81명이 다쳤다.
이날 AP·로이터 통신 등의 보도에 따르면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주말 인구 밀집 지역에서 고의로 폭탄을 터뜨린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고, 배후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오후 이스탄불의 베이욜루 지역 이스티크랄 거리에서 강력한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고, 사상자가 속출했다. 구급차가 구조활동을 펴는 가운데 경찰은 거리 일대에 보행자가 다니지 않도록 통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며 "일요일 번화가에서 발생한 비열하고 사악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푸앗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사망자 6명 외에 부상자가 83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이번 사건을 사실상 테러로 규정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테러를 통해 터키와 터키 국민을 패배시키려는 노력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내일도 실패할 것"이라며 "이스탄불 주지사에게서 들은 정보에 따르면 테러의 냄새가 난다"고 밝혔다.
당국은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폭탄이 터진 경위와 배후 조사에 착수했다. 수사에는 검사 5명이 배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 정부가 이날 폭발 사건을 테러로 판단함에 따라 극단주의 무장세력(IS)이나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사건에 연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튀르키예에선 지난 2015년에도 수도 앙카라의 기차역 광장에서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대규모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 102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다.
2016년 3월 13일에는 앙카라 도심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로 3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쳤다. 그로부터 6일 뒤인 3월 19일에는 이스탄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또 발생해 5명의 사망자와 3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당시 사건 장소는 이날 폭발이 발생한 이스티크랄 거리였다.
이스티크랄 거리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스탄불 최대 번화가로 주요 대사관과 호텔, 명품 상점, 음식점 등이 모여 있다. 또 이스탄불 핵심 관광지 중 하나인 탁심 광장으로 이어진다.
2016년 12월에는 이스탄불 중심부에 있는 축구팀 베식타시 홈구장 인근에서 2차례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166명이 다친 사건도 있었다.
튀르키예는 자국 동부 및 이라크 북부, 시리아 동북부 등지를 거점으로 하는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긴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터키는 국내는 물론 이라크·시리아 등 인접국의 국경을 넘어서까지 PKK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