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 차량기지·건폐장 이전 조건 적극 수용해 서울시와의 합의 이끌어내
인천시, 사전협의 배재 뒤늦게 알아…공식 유감 표명 및 추후 협의 의지 강조
정부가 최근 신규 택지 선정과 함께 교통망 개선안을 발표했다. 경기도 김포시 마산동, 운양동, 장기동, 양촌읍 일원의 731만㎡의 부지에 4만 6000호를 지을 수 있도록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를 지정하면서 서울지하철 5호선을 연장해 수도권 서부지역의 교통난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애초 논의 중이었던 5호선 연장안에는 서울시와 김포시는 물론 인천시도 연관이 있었는데, 이번 협약과 발표에서는 인천시가 전면 배제돼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서울시, 김포시, 서울 강서구는 지난 11일 서울 5호선 김포 연장 추진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에는 지자체 간 합의가 반드시 필요한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 처리업체의 부지 이전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포한강2 택지지구의 광역교통연계안. 자료 국토부
다만 가장 최근에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5호선 연장안(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중)은 인천 검단을 경유하기 때문에 이번 협약에 인천시가 배제됐다는 지적이 곧바로 나왔다. 실제 이번 발표 전까지 인천시는 이번 협약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고, 발표 후 '인천시 패싱'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 13일 자료를 통해 시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이번 협약은 지자체들이 움직인 것으로, 국토부 측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아니다.
이주열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 광역교통정책과장은 "이번 5호선 연장 협의는 국토부 측에서 주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자체들이 협의안을 마련해 가져왔고, 김포한강2 택지계획안과 함께 발표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천시 "이번 협약, 인천시와 사전 협의없었던 것 유감"
인천시가 파악한 이번 '인천시 패싱'의 배경은 서울시의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을 반대해왔기 때문으로 보고있다. 애초 서울시는 5호선을 유치하는 지자체가 방화동 건설폐기물처리장을 이전해 갈 것을 조건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런 사례가 드물지는 않다. 과거 서울7호선 청라 연장 사업은 수도권매립지 사용 기한 연장 합의를 조건으로 진행된 바 있다.
지난 10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초일류도시 인천 북부 종합발전계획' 일부. 자료 인천시
이에 인천시는 지금까지 수도권매립지 유지로 고통받았고, 서울시의 서울시 건설폐기물처리장 이전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수도권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해당 부지를 활용하겠다는 방안은 지난 10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초일류도시 인천 북부 종합발전계획'에도 명시하기도 했다.
인천시 측은 "이번 정부 발표와 서울시 등의 업무협약 체결이 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것은 유감"이라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함동근 인천시 철도과장은 "북부 종합발전계획에 포함된 여러 철도노선 계획과 서울5호선 연장 노선 등을 종합적으로 연계 검토한 후 우리 시 노선안이 반드시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서울시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5호선 연장, 검단 빠질까…국토부·김포시 "노선 미정, 추가 협의 필요"
그렇다면 5호선 연장에 검단 경유안이 완전히 배제된 것일까. 아직은 알 수 없다. 실제 11일 발표에서 국토부는 "5호선 연장 세부노선(안) 등은 인천시, 인천시 서구, 경기도, 김포시 등 관련 지자체와의 추가적인 협의가 필요하며, 이후 정부의 관련 심의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될 계획"이라고 추가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또 다른 해석도 있다. 애초 검단 경유안이 유력해보였던 것은 5호선 연장의 비용편익분석(B/C) 값이 검단 통과시 사업타당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었는데, 김포한강2 택지지정으로 인구가 늘어나면 김포 연장만으로 가능하지 않겠냐는 예상도 나온다.
실제 이번 서울시-강서구-김포시 협약에서 김포시가 적극적으로 방화차량기지와 건설폐기물처리업체 등의 이전을 추진하기로 해 더이상 인천시의 역할이 필요없어지게 된 것이 아니냐는 예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주열 대광위 광역교통정책과장은 "과거 각 지자체에서 제안했던 노선안(김포시-김포만 경유한 연장, 인천시-검단 경유한 김포 연장)들의 B/C 값이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이번 신규택지 발표로 인해 김포 수요(인구)가 증가하게되면 김포안의 사업타당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긴 하다"면서도 "연장노선은 지자체들의 협의를 바탕으로 확정하기 때문에 추가 협의가 남아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김포시 철도과 담당자는 "이번 협의에서 노선에 대해 논의된 바는 없다. 경제성 검토를 통해 최종 노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며 추가 검토 조건은 시설 설치와 노선 계획 합의 등"이라며 "이미 여러가지 안이 타당성용역을 진행 중이고, 내년 2월 용역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