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SK에너지 발빠른 행보
운영역량 키울 디지털전환 속도
尹 "국가적인 핵심 과제" 강조
조선·철강·정유화학 등 이른바 '중후장대' 업계가 불확실성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사업의 운영 역량을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스마트조선, 온라인 판로 개척 등 사업 확장을 위해 IT(정보기술) 기업 못잖은 디지털 역량을 키우고 있다.
때마침 윤석열 대통령도 14일(현지시간) 주요20개국(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 서밋'(Summit) 기조연설에서 "디지털 기술이 기존의 산업, 데이터와 결합하며 비용 절감과 동시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비즈니스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디지털 전환이 개별 기업뿐 아니라 국가적인 핵심과제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극복할 해법의 핵심이 '디지털 전환을 통한 공급 혁신'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위기는 수요측 요인보다는 공급측 충격이 크게 작용했다"며 "위기에 대응하는 해법 역시 공급 측면에서 찾아야 하며 정부의 역할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주요 대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행보와 일치한다. 특히 최근에는 오너가(家)까지 직접 나서서 챙긴다는 점에서 과거와 확실히 무게감이 다르다.
현대중공업그룹 오너가 3세 정기선 HD현대(전 현대중공업지주) 사장이 대표적이다. 정 사장은 2020년 말 출범한 미래위원회 태스크포스(TF) 직원들과 꾸준히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일에 몰두해왔다.
그는 취임 후 인공지능(AI)·디지털 전환·바이오·로봇 사업 등 미래 신사업을 직접 주도했으며, 지난달 말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기업인 미국 팔란티어테크놀로지스의 공동 창업자 겸 회장을 직접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철강과 정유 등 다른 전통 제조업들도 재고 관리와 판로 확대에 디지털플랫폼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포스코와 동국제강의 경우 기존에는 없었던 온라인 판매 홈페이지를 최근 구축한 데 이어 디지털 물류체계를 도입하는 등 디지털을 활용해 관리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SK에너지는 핵심 생산거점인 SK 울산CLX를 중심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도입해 효율적인 재고 관리는 물론 배출가스 관리 등 친환경 성과를 데이터화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조선도 반도체처럼 설비에 따라 생산성이 차이가 난다"며 "기존 하드웨어를 바꾸긴 어렵지만 소프트웨어 전환을 통해 설계효율, 인건비 감축 등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이나 중국의 경우 연구개발(R&D) 인력이 우리나라의 20~30배가량 투입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조선소 연구개발 인력이 줄고 있고 현장 작업자는 반도체 분야로 빠져나가는 분위기"라며 "이런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전환을 서둘러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박은희·이상현기자 ehpark@dt.co.kr
尹"디지털이 해법"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 컨벤션센터(BNDCC)에서 열린 'B20 서밋 인도네시아 2022'에서 '글로벌 복합위기 극복을 위한 기업의 역할, 그리고 디지털 전환 시대의 글로벌 협력'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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