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부동산시장 한파 직격탄
주담대 급증… 빚 폭탄 경고음
신규채용도 위축, 곳곳 한숨만
주담대 급증… 빚 폭탄 경고음
신규채용도 위축, 곳곳 한숨만
◇빚만 남은 2030= 자산시장 상승기에 빚을 내서라도 투자에 나섰던 2030 세대의 앞날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상승곡선만 그릴줄 알았던 국내·외 주식과 코인시장이 하락세로 접어든 데다,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 매수세가 몰린 부동산 시장마저 꽁꽁 얼어붙자 청년층의 상실감이 깊어간다.
작년부터 시작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등 고강도 긴축정책과 맞물려 국내 주식시장은 '베어마켓'이 된지 오래다. 미국 물가 상승률이 점차 둔화하는 가운데, 코스피 지수도 약하게나마 반등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3000선을 훌쩍 넘겼던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은 2400선에 머물러 있다. '미장'이라고 일컬어지는 미국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다. 특히 기술주 위주로 몰렸던 2030 투자자들은 고점 대비 반토막 난 계좌를 바라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대표적인 기술주로 꼽히는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는 올해 초 주가가 주당 400달러에 육박했으나, 지금은 2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코인시장은 더 심각하다.
그나마 빠르게 현금화할 수 있는 주식에 투자했다면 다행이다. 대출로 부동산 투자에 뛰어든 2030 세대는 국가 경제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 전반이 '경착륙' 조짐을 보이면서 2030들이 짊어진 '빚 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대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17년 12조3000억원에서 올해(7월 말 기준) 38조1000억원으로 300% 넘게 폭증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105조9000억원에서 165조2000억원으로 56% 급증했다. 지난 3분기 주택매매가격지수는 103.9(2021년 6월=100)를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0.85% 떨어졌다. 이는 작년 2분기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수도권 매매가격 감소 폭도 1.19%로, 직전 분기(0.05%)보다 커졌다.
◇노동시장도 '꽁꽁'= 강원도 원주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B씨는 30대로 접어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일이 잦아졌다. 노동시장 전반이 호조를 보인다지만, 기업들의 신규채용 공고를 본 기억은 까마득하다. B씨는 "아르바이트 할 때마저 주휴수당 탓에 쪼개기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전체 실업자가 전년 대비 9만5000명 줄어든 지난달 20대 실업자는 전 연령층을 통틀어 유일하게 5000명 늘었다. 10대(3000명), 30대(1만3000명), 40대(1만8000명), 50대(3만9000명), 60세 이상(2만8000명)에서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20대 취업자 수 증가세도 둔화하고 있다. 연초 27만명을 훌쩍 넘었던 취업자 증가분은 지난달 2만8000명으로 쪼그라들었다. 30대 취업자 수도 여타 연령층에 비해 낮은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반대로 60대 이상 취업자 수는 올해 들어 최소 33만1000명(3월)에서 최대 52만2000명(1월)의 증가 폭을 보이고 있다.
B씨처럼 아르바이트 등 한 주에 36시간 미만으로 일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도 확인된다. 올 1분기 기준 주당 '36시간 이상' 일하는 사람은 전년 동분기 대비 84만3000명 늘었으나, 3분기에는 293만4000명 감소했다. '36시간 미만'으로 일하는 사람은 2분기 1만3000명 줄었으나, 3분기에 372만4000명 급증했다.
김동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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