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세' 발언 수위가 높아지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도 강제 소환됐다.
야권은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빈곤 포르노 화보', '코스프레 정치' 등의 원색적인 단어를 동원해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여권은 외교참사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타지마할 방문이라고 맞불을 놓았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 동남아 순방에 동행한 김 여사가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심장병 환우의 집을 방문한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사진 촬영에서 팔짱을 낀 것 등에 대해 모두 부적절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외교 참사'가 발생했다.
김건희 여사의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 논란이 되고 있다"며 김건희 여사를 정조준했다.
장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는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프놈펜의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는 소년의 집에 방문해 사진 촬영을 했다"면서 "외교행사 개최국의 공식 요청을 거절한 것도 외교적 결례이고, 의료취약 계층을 방문해 홍보 수단으로 삼은 것은 더욱 실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선 김건희 여사의 '코스프레 정치'가 또 시작된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 김건희 여사가 집 앞에서 소년을 안아든 모습의 복장, 시선, 분위기 모두 1992년 오드리 헵번이 소말리아에서 영양실조 아동을 안고 찍은 사진과 흡사하다"고 날을 세웠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김 여사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팔짱 낀 사진이 공개된 것과 관련 "(김건희 여사가) 대한민국의 영부인, 퍼스트 레이디인데 미국 대통령의 팔짱을 낀 모습은 조금 보기 불편하더라"며 "팔짱을 왜 끼나. 이게 공공 외교의 한 방법인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공식 사진 촬영인데 팔짱을 끼고 하신 건 조금 불편했다"고 깎아내렸다.
반면 양금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대통령 순방에 대한 민주당의 망언참사, 발언테러를 즉시 국민께 사죄하라"며 "민주당 최고위원회 공식회의상 발언이라고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망언참사이자 정치테러"라고 직격했다.
이어 "가난과 고통을 구경거리나 홍보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기막힐 따름이며, 상대국과 아픈 어린이에게 외교적 결례와 모욕이자, 상처"라며 "상대국 초청을 가장해 대통령 전용기, 국민혈세, 청와대 직원을 동원시킨 국민기만외교, 외교참사는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이라고 공격했다.
김기현 의원은 "김정숙이 하면 선행이고 김건희가 하면 참사라는 '정선건참'도 아니고 이런 억지 생떼가 어디 있느냐"면서 "'관광객 영부인'보다 오드리 헵번처럼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선행 영부인'이 백배 천배 더 좋다"고 공격했다.
권준영기자 kjykjy@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왼쪽)와 문재인 전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 <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