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락후 반등기 온다" 한목소리
"내년 하반기 매수 최적기될 것"
금리 내려도 관망세 이어질수도
"내년 하반기 매수 최적기될 것"
금리 내려도 관망세 이어질수도
전문가가 말하는 주택 매수 시점
집값 하락세가 짙어지면서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 집 마련'을 위한 적정 주택 매수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부동산 시장 폭락 이후 상승을 거듭했던 만큼 부동산 전문가들 또한 공통적으로 이번 하락기 이후에도 집값 반등기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저점과 상승 기간, 상승폭에 대한 시각은 조금씩 갈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모두 집값 변동의 가장 큰 변수로 '기준금리'를 꼽았다. 오랫동안 이어진 저금리 시대가 가고 금리가 급상승하면서 부동산 시장 하락이 시작됐다며, 반등 시기 역시 금리 인하 기조가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기 위해선 금리 고점을 확인해야 한다"며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적정 매수 시기는 최소 내년 하반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다만 금리 인하 폭이 크고, 기준 집값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내년 금리 변동 기조가 변화한 시점부터 상승이 이어지는 기간은 예년에 비해 짧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당시는 부동산 시장이 하락에서 상승으로 돌아선 이후 6~7년간 상승장이 이어졌다. 특히 서울 시내 부동산의 경우 불과 15년 전인 금융위기 당시에도 현재와 비교해 2~3배 이상 낮은 가격이었고, 낙폭도 1억~2억원에 그쳤다. 2008년 9억원대에 시세가 형성됐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는 2012년 8억원대로 시세가 떨어진 뒤 2015년 11억원, 2020년 23억원까지 올랐다. 2022년 9월 기준 실거래가는 25억원에 달한다. 2012년 최저점을 기록한 뒤 10년간 상승을 지속했다.
함 랩장은 "현재 물가를 고려하면 과거처럼 저금리를 오랜기간 유지할 수 없어 10년씩 상승장이 이어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변화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데 걸리는 시간도 짧아지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주택가격에 대한 금리의 시간가변적인 영향 연구'에 따르면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코로나19 시기를 비교한 결과 금리 변동이 시작된 시점과 주택가격이 변화한 시점 간의 시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금리 인하의 경우 금리가 변화한 직후부터 주택 가격 상승이 시작됐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당국의 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오자 마자 주택 매수에 들어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며 "과거에는 금리가 인하된 이후 시장의 주택 수요 증가를 확인한 뒤 규제를 풀었지만, 지금은 규제를 먼저 풀어놨기 때문에 수요에 따라 시장이 즉각 반응할 수 있는 기반여건이 조성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나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금 규제까지 완전히 풀린다면 금리와 관계없이 집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투자 수요가 먼저 시장에 진입하고, 실수요자는 집값이 어느 정도 오른 시점에서야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공동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도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하반기를 적정 매수 시기로 예상했다. 서 교수는 "주택이 단순 주거공간이 아니라 투자 유형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의 반응도 빨라졌다"며 "현재 전·월세 거래량을 고려하면 여전히 시장에 수요가 남아있다고 봐야 하고,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수요가 시장에 몰리면서 가격이 반등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바닥이 아니라 무릎에서 산다는 생각으로 금리 변화 직후 매수 시점을 잡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수적인 의견도 나왔다.
금리가 하락 기조로 돌아선 이후에도 한동안 시장 관망세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우선 내년 상반기까지는 금리와 집값의 변동을 지켜봐야 한다"며 "이후 주요 지표로 평가받는 청약 경쟁률과 거래량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저점 매수의 위험을 안기보다는 시장 지표 변화를 확인한 뒤도 늦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폭이 둔화되는 등 미국의 금리 변동 기준이 변화에 따른 시장 변화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상반기 금리 상승이 멈춘 이후에도 당분간 고금리 수준이 이어지면서 집값이 영향을 받는 시점이 더 늦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내년 상반기 금리 상승은 멈출 것으로 보이지만, 금리를 내리는 것은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집값 반등 시기는 2024년 봄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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