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반드시 법적 대응 필요"
안철수 "유가족들 괴롭히는 일"
한동훈 법무, 처벌 가능성 시사
안철수 "유가족들 괴롭히는 일"
한동훈 법무, 처벌 가능성 시사
진보진영의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무단공개 파문에 더불어민주당은 '불편한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여권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 프레임과 연계해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 올리고 있다. 야권 주도의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추진에 대한 역공이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5일 페이스북에 연이어 글을 올려 친(親)민주당 매체들의 '유족 동의 없는' 희생자 155명 명단 공개에 대해 "일방적 희생자 명단 공개에 분노한다"며 "반드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저도 동의 없이 '전교조 명단'을 공개했다가 억대의 벌금을 물은 바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이 대표부터 나서 주장하고 당직자들이 희생자들과 유족들의 인권은 아랑곳 않고 '명단공개'를 합창하더니 결국 결국 친민주당 매체에서 유족의 동의 없이 희생자 명단을 공개했다"며 "완전히 국가이성을 상실한 채 자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방어하려 무슨 짓이든 하는 정당을 누가 공당으로 인정하냐"고 반문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결과적으로 그들(더탐사 등)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명단을 구해 공개해야 한다'는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주장을 충실히 이행했다"며 "이 패륜의 1차적인 목적은 온갖 범죄 의혹을 받는 이 대표를 지키고 최후 목적은 윤석열 대통령을 선동과 폭민정치로 퇴진시키는 것"이라고 가세했다.
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야만이란 말조차 너무 관대하다. 민주당과 당을 따르는 이런 매체들에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지난 14일 윤 대통령 전용기 추락 기도로 논란된 성공회·가톨릭 신부들 사례를 들어 "일반인도 이런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극단적 분열정치가 종교인들의 일탈에 한몫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도 이날 SNS에서 민주당을 겨냥 "이 대표는 명단공개 운을 띄웠는데, 민들레의 명단 무단게재가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자 또 선을 그었다"며 "타인의 죽음마저 '계산' 대상으로 삼으니 국조 요구의 진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대표 수사에 대한 관심을 딴곳으로 돌려보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YTN 방송인터뷰에서 9·11 테러 등 신원불명의 희생자 가족을 찾기 위한 명단공개와 더탐사·민들레의 행태는 질적으로 다르다며 "유가족을 더 괴롭히는 일"이라고 가세했다. '반윤(反윤석열)' 유승민 전 의원도 지난 14일 SNS로 명단 무단공개에 '법적 책임'을 지워야한다며 "민주당과 이 대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밖에 여당 3선 이상 중진, 재선 의원들에 이어 초선의원 모임 운영위원들도 이날 주 원내대표와 간담회를 통해 "친민주당 성향 언론에서 희생자의 명단을 유족의 동의 없이 공개하는 행위를 볼 때, 이번 국조 역시 결국 이태원 참사라는 국가적 비극을 오히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목적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다수의견을 전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예결위에서 "(희생자 명단 공개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반인권적 행동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며 "명단 유출 경로에서 불법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명단 유출로 인해)피해자들에 대해 음란물 유포나 모욕·조롱 같은 범죄행위가 있을 수 있다"며 "그리고 그런 범죄행위가 이미 발생해 제가 보고를 받는 상황"이라고 말해, 처벌 가능성을 시사했다.
한 장관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반인권적 행동"이라며 "사망한 피해자들을 거명한다는 건 결국 유족에 대한 2차적 '좌표찍기'"라고 했다. 특히 "피해자들에 대한 음란물 유포나 모욕, 조롱 등 범죄행위가 이미 발생해 제가 보고받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기호·권준영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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