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들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순방 도중 전용기에서 취재 기자 2명을 따로 불러 대화를 나눴다는 보도에 대해 "나한테 선택받고 싶으면 잘하라는 것"이라며 "워치독이 아닌 랩독(lapdog·소형반려견, 또는 타인에게 통제당하는 사람)으로 만드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건희 여사가 동남아 순방 과정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에 대해서도 "국위선양이 아닌 국격 실추"라고 비판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의 치열한 글로벌 외교무대에서 윤 대통령이 남긴 것은 '굴욕 외교', '균형·실용 외교 폐기', '보복성 취재제한'"이라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굴욕 외교에 대해서는 "한미일 3국이 북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경보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한 바 있는데, 이것을 일본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사과도 받지 않고 사실상 지소미아 부활 수순으로 접어든 것이기 때문에 굴욕 외교라 말할 수 있겠다"고 억지 주장을 폈다. 고 최고위원은 균형·실용 외교 폐기 미국이 말하는 인도 태평양 전략에 윤석열 정부가 호응하는 부분을 지적했다.
고 최고위원은 "보복성 취재제한에 대해서는 여러분들이 알다시피 마음에 들지 않는 MBC 기자를 대통령 전용기에서 내리게 하고, 만인이 보는 데서 따로 특정인 불러 만나는 행위를 뜻한다"며 "한미정상회담에는 취재진이 접근 못 했고, 관련한 질의응답을 요구했지만 이동시간을 이유로 질의응답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고 밝혔는데, 사적으로 1시간 동안 친분 있는 기자 만날 시간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실에서는 1시간가량 대화한 것에 대해 평소 인연이 있던 기자와 편한 대화를 나눴을 뿐 취재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며 "윤 대통령이 작정하고 '나한테 선택받고 싶으면 잘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동남아 순방 때 어린아이와 찍은 사진을 두고 "국위선양인지 국제 망신인지 답은 모두가 안다"며 "그런데 김 여사의 '오드리햅번 코스프레'는 국민의힘 모 의원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한 게 얼마나 자랑스럽냐고 한다. 자랑스럽나"라고 반문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자신이 전날 언급한 '빈곤 포르노' 발언에 대해 "국민의힘이 비 여성적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야한 표현으로 보이나 보다"라며 "언론에도 나오는 말을 그러면 뭐라고 번역하느냐"라고 반문했다. 장 최고위원은 "국격 실추는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라며 "국가 이미지 쇄신을 위한 외교 행사에도 불참하고 가난한 국가를 대상으로 화보 촬영에 나선 것은 참사"라고 거듭 주장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