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절반은 결혼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명 중 3명은 그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을 꼽았다. 우리나라처럼 혼외출산율이 낮은 국가는 일반적으로 결혼을 해야 출산율도 높아진다는 점에서, 향후 저출산 문제가 지금보다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은 가장 최근 조사인 2년 전보다 1.2%포인트 감소한 50.0%로 집계됐다. 결혼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가 43.2%, 하지 말아야 한다가 3.6%였다. 국민의 절반 가까이가 결혼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셈이다. 남자는 절반 이상인 55.8%, 여자는 44.3%만이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혼 남자는 36.9%, 미혼 여자는 22.1%가 결혼을 해야 한다고 답해 남녀 사이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결혼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결혼자금 부족(28.7%)과 고용상태 불안정(14.6%) 등 경제적인 문제가 가장 많았다. 결혼자금 부족 다음으로 남자는 고용상태 불안정(16.6%), 여자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15.0%)라고 답했다. 결혼하지 않더라도 함께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65.2%로, 2년 전보다 5.5%포인트 증가했다. 결혼 하지 않고 동거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2012년 45.9%, 2020년 59.7%로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결혼 없이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비중은 34.7%였다.
전반적인 가족 관계에 대해서는 64.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2년 전보다 5.7%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관계 유형별로 보면 자녀와의 관계 만족도가 2.2%포인트 증가한 78.6%로 가장 높았다. 이 외에도 배우자와의 관계(72.1%), 자기 부모와의 관계(71.1%), 배우자 부모와의 관계(60.8%) 등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증가했다. 코로나19 등 여파로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늘면서 친밀도도 올라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년 동안 한 번이라도 자살하고 싶다고 생각해 본 사람은 2년 전보다 0.5%포인트 증가한 5.7%였다. 자살충동 이유는 질환·우울감·장애(35.4%), 경제적 어려움(27.6%), 직장문제(11.1%), 가정불화(8.9%), 외로움·고독(8.0%) 순으로 많았다. 남자는 경제적 어려움(35.3%), 여자는 질환·우울감·장애(40.5%)를 주된 이유로 꼽았다. 40~50대는 경제적 어려움을 자살충동 이유로 지목하는 경우가 다수였다.김동준기자 blaam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