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지침 개정은 경인·경부고속도로 대심도(지하 40m 이상)에 건설하는 지하고속도로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에 앞서 강화된 안전기준 마련을 위해서다. 기존에 없던 100km/h 속도의 지하도로 건설 시 적용할 수 있는 설계 기준 마련을 위한 것으로, 개정안은 11월 17일부터 관계기관 의견조회를 거쳐 오는 12월 중 개정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화재 시 출동하는 소방차량 높이가 3m~3.5m인 점을 고려해 터널의 높이는 최소한 3.5m(기존 3m)를 확보하도록 규정했으며, 터널 주행 중 고장 차량이 정차하거나 사고 발생 시 구난차량 등의 긴급통행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오른쪽 길어깨 폭을 2.5m로 상향(기존 2m)했다.
또한 곡선구간 주행 시 터널 벽체나 내부 시설물 등에 의한 운전자의 시야 제한을 고려해 최소평면곡선반지름 기준을 강화(100km/h 기준, 460→1525m)했다. 지하 진입 차량 운전자가 지하터널 내 주행 중인 차량을 인지하는 시간(4초)을 고려해 연결로 길이를 산정하도록 하고, 기존 최대 12%였던 연결로의 최대 경사도는 7%로 낮췄다.
지하고속도로의 배수시설은 최소한 100년 빈도 강수량을 고려(기존 50년)해 설계토록 강화하고, 지역별 강우 특성에 따라 상향 조정할 수 있도록 바꾼다.
지하도로로 들어가는 지상 입구부에는 집중호우 등에 의한 지하도로 침수를 예방하기 위해 차수판, 방수문 등 침수방지시설을 설치하도록 하고 침수 위험은 5년마다 재검토하도록 규정했다.
화재 시 터널 안 연기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집중배연 방식을 우선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고, 원활한 연기 배출 등을 위해 환기소 간격은 최대 5km를 넘지 않도록 했다. 총 연장이 10km 이상인 지하고속도로 등은 터널 내부 간이소방서, 과열차량 알람시스템, 터널 진입 차단시설, 연기확산 지연 시스템 등 추가 방재시설 설치도 검토 대상으로 올렸다.
이 외에도 △지하터널 내 GPS 시스템 설치 △지하도로 내 주의환기시설·도로전광표지(VMS) 설치기준 등도 제시했다.
이용욱 국토부 도로국장은 "이번 지침 개정을 통해 경인, 경부 등 현재 추진 중인 지하고속도로가 국민의 교통안전과 주행안전성을 보장하는 최적의 도심지 지하도로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도시지역 지하도로 설계지침' 개정 전문은 국토교통부 누리집에서 오는 17일부터 확인할 수 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