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3분기 결산실적 분석
매출 늘었지만 영업익 뒷걸음질
순익도 전년동기보다 37% 급감
"이익감소 사이클 올라탔다" 평가
국내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현실화하면서 '역성장 시대'가 시작됐다. 지난 3분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전체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뒷걸음질쳤다.
시장에선 국내 기업들이 '감익(이익감소) 사이클'에 올라탔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라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업종 등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실적은 갈수록 나빠져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16일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 3분기 결산실적'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기업 781곳 중 금융사 등을 제외한 601개사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은 726조32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3.4% 늘었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9조3666억원으로 26.0% 감소했고, 순이익은 27조6733억원으로 37.3% 급감했다. 올들어 분기별 매출액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 1분기 24.2%, 2분기 25.9%, 3분기 23.4%로 엇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1분기와 2분기 각 14.3%와 18.8% 증가했다가 3분기 26.0% 급감했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42%로, 전년 동기보다 3.62%포인트 하락했다. 매출액 순이익률도 3.81%로 3.69%포인트 내렸다.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의 경우 매출은 2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 증가로 엇비슷했으며, 순이익은 12.4% 줄었다. 여기에는 한국전력이 올 3분기까지 22조원에 육박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낸 것이 적지잖은 영향을 줬다. 한전을 제외하면 순이익은 1% 이내 소폭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들도 3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이익은 지난해와 엇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69조965억원으로 21.7% 증가했다. 반면 영업이익은 3조9939억원으로 전년보다 1.1%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순이익은 2.0% 감소했다.
매출 상위 20개사 중 올 3분기에 직전 분기보다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은 기업들도 많았다. 삼성전자는 매출이 8.41% 줄었고 영업이익은 36.71%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영업익이 46.01% 줄어 반토막 났다. 에쓰오일의 영업익은 70.31%, 현대제철 57.29%, 기아 42.73%, 현대차 23.95% 각각 줄었고, HMM도 10% 이상 급감했다.
증권가에선 내년 상반기까지 이같은 역성장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글로벌투자전략팀장은 "올해 내내 인플레이션이 기업에 큰 부담이 됐는데 2분기까지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그 영향이 크게 드러나진 않았다"면서 "하반기 들어선 수출도 둔화하고 실적이 꺾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연말에는 구조조정, 인력감축이 진행되고 소비나 투자도 위축돼 실적 둔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수요가 살아나야 우리 기업들의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러려면 기준금리 인상이 완료돼야 하고, 인플레이션 영향도 줄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 상장사 逆성장 시작됐다](//contents.dt.co.kr/images/202211/2022111702100163066001[1].jpg "[기획] 상장사 逆성장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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