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9월까지 전국 아파트 실거래 가격이 2006년 통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위가격(가격 순으로 줄을 세웠을 때 가운데 값)도 2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1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9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7.14% 떨어졌다. 서울 아파트 값도 올해 누적 하락률이 8.63%에 달하며 동기간 역대 최대 낙폭 기록을 새로 썼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직전 최대 하락 폭인 2008년 연간 최대 낙폭 (-10.21%) 기록도 뛰어넘을 전망이다.
아파트 값 하락에 속도가 붙으면서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 중위가격은 3.3㎡당 3558만원으로 2년 전인 2020년 8월(3575만원) 수준으로 돌아갔다. 3.3㎡당 중위가격이 가장 비쌌던 작년 9월(4457만원)과 비교하면 약 20% 떨어진 것이다.
아파트 거래량도 매달 역대 최저를 갱신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계약 건수는 613건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10월 계약 신고도 500건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다. 앞서 지난해 9월의 경우 서울 아파트 월간 거래 건수는 2700여 건에 달했다.
전세값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5억9966만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2월(5억9739만원) 이후 1년 8개월 만에 6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빅 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이어가는 등 금리 상승 폭이 가팔라지면서 신규 전셋값도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실거주보다는 투자 수요가 많았던 지역일수록 집값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세종시 아파트 또는 실거주 여건이 좋지 않은 재건축 단지에서 집값 하락폭이 더 클 수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