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과 정부, 건설업계가 16일 양대노총 산하 건설현장 노동조합의 불법행위 사례들을 한 목소리로 성토하며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했다.
국민의힘 정책위원회가 이날 국회에서 연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건설 현장을 위한 규제개혁'이라는 주제의 민·당·정 간담회에서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건설업계의 '근본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현장 규제를 혁파를 역설했다. 성 의장은 노조의 불법행위 근절을 규제개혁의 선결조건이라고 봤다.
성 의장은 "문재인 정권의 균형 잃은 정책으로 우후죽순 늘어난 건설노조들의 불법·부당행위로 건설현장의 정상적인 시스템이 무너지고, 건설업 자체의 생산성과 경쟁력도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당정 측은 건설노조의 노조원 채용 강요, 기계사용 강요, 건설방해, 비(非)조합원 대상 갑질·폭력을 대표적인 부당행위 사례로 들었다.
국회 국토교통위 여당 간사인 김정재 의원은 "지난 14일 건설노조들이 건설기계를 이용해 건설현장·진입로를 점거해 공사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위반 시 처벌하는 건설기계 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국회 환경노동위 간사인 임이자 의원도 "어떤 형태든 법과 원칙이 바로서야 하고 노사 자율이 기반돼야 한다"고 가세했다.
이원재 국토교통부 1차관은 270만호 주택공급·교통망확충 등 주요 국정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장의 불법행위를 근절해 건설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부터 국토부가 운영 중인 건설현장불법행위근절TF(태스크포스)에 400여건 상담과 100여건의 신고가 접수돼 관계기관에 조사·수사의뢰했다고도 전했다.
권기섭 고용노동부 차관은 지난 8월부터 전년대비 건설업체 취업자 수가 줄었다며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공정채용법(기존 채용절차 공정화에 관한 법) 개정을 통해 법의 실효성을 높이겠다"고 노조의 부당행위를 겨냥했다.
건설업계에선 안시권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 김승기 대한전문건설협회 상근부회장 등이 참석해 '건설노조 불법 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촉구를 위한 탄원서'를 여당에 전달했다. 간담회에서는 건설현장 노조 횡포와 관련 된 보도영상을 시청하고, 현장 피해사례 증언 등도 이어졌다.
건설업계 인력난 해소를 위한 외국인력 활용 확대 목소리도 나왔다. 성 의장은 "건설현장 특성상 활용할 수 밖에 없는 외국인력이 원활히 공급돼 현장에서 인력난이 일지 않게 적극적인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권 차관은 "내년 외국인력 도입규모를 역대 최대 11만명으로 확대했다"며 "관련 절차 개정으로 신속한 입국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성 의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건설현장 노조 불법행위 대응 관련 "엄격한 법 집행을 해달라고 당이 (정부에) 요청했다"며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무법적인 일들에 대해 엄격하게 법 집행을 하도록 당정협의를 한번 더 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성 의장은 또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원활한 수급이 되지 않아 현장에서 애로사항을 많이 겪고 있다는 일치된 의견이 있었다"며 "외국인노동자를 신속하고 적시에 공급할 수 있도록 고용부가 더 협조해달라는 요구가 있었고 고용부도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당정은 건설업계가 처한 유동성 위기 관리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한편 성 의장은 노조 파업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막는 일명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받을 수 없다. 산업 균형추가 무너지는 법"이라며 "야당도 노란봉투법의 부작용을 잘 안다. 이에 대한 부분은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고 밝혀 더불어민주당 등과 각을 세웠다.
한기호기자 hkh89@
성일종(왼쪽 세번째)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공정과 상식이 바로 선 건설 현장을 위한 규제개혁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