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동남아 순방 성과 보고
"양국 실무진, 해법 한두개로 좁혀"
글로벌 이슈 현안해결 의지 확인
지소미아 '실질적 정상화' 평가
수출보복 등 추가논의 발판 마련
"양국 실무진, 해법 한두개로 좁혀"
글로벌 이슈 현안해결 의지 확인
지소미아 '실질적 정상화' 평가
수출보복 등 추가논의 발판 마련
향후 일본의 수출 보복조치인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 배제와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 등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추가 논의로 발전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상회담에서 강제징용 문제의 해결책에 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았지만 양국 정상이 강제징용 문제 해결책에 관해 상당히 밀도있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협의 진행상황에 대해 잘 보고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더 속도감 있게 (협의를) 진행시켜 강제징용 문제 해결뿐 아니라 한일관계의 개선을 가져올 수 있는 방향으로 양 정상이 더 주의를 기울이고, 힘을 보태자 그런 분위기였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양 정상이 강제징용 문제에 대해 보고를 받아서 잘 알고 있다는 의미는 양 실무진 간에 어느 정도 한두개 해법으로 좁혀지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속도감 있게 진행하자는 것은 간극이 많이 좁혀졌으니 그것을 빨리 해소할 방안을 모색하자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의기투합으로 해석하면 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가 열렸던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기시다 총리와 45분 간 정식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지난 9월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유엔 총회를 계기로 약식 회담을 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순방 사후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한일관계 비롯해 북핵 문제, 주요 지역 및 글로벌 이슈에 관해 격의없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했다"며 "양국 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분명한 의지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일 관계는 2018년 10월 한국 대법원이 일본 전범 기업에 강제징용 배상을 물도록 하는 판결을 내놓은 이후 급격히 어그러졌다. 일본은 보복조치로 2019년 7월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인 불화수소 등 3개 품목의 한국 수출 규제조치를 취하고, 같은 해 8월에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이에 반발한 문재인 정부는 2019년 8월 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했고, 현재는 조건부 종료유예 상태다
다만, 이번 회담에서 화이트리스트 원상복구 등의 논의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한미일 3개국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미사일 관련 정보를 3개국이 공유하기로 하면서 지소미아는 실질적인 정상화가 이뤄진 것과 달리 화이트리스트 원상복구는 진척이 없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일본에 사실상 지소미아 정상화를 약속해주는 굴욕외교를 보였다"고 평가절하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 수출규제와 지소미아,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이런 건 사실 다 연결돼 있는 의제다. 그렇기 때문에 윤 대통령도 포괄적인 해결책을 필요로 한다고 말씀한 것"이라며 "양측 모두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강제징용 문제부터 풀어나가자는 공감대가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고르디우스의 매듭은 복잡한 난제를 뜻하는 고사성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지난 15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3연임에 성공한 시진핑 중국 주석과도 2년 11개월 만의 한중정상회담을 열고 새로운 한중관계 설정에 뜻을 같이 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아 상호존중과 호혜에 입각한 새로운 한중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며"고위급·민간 교류를 활성화해 상호 이해를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윤 대통령은 북의 전례없는 핵미사일 고도화가 중국을 포함해 어떤 국가에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해줄 것 당부했다"며 "이번 한중 정상회담은 정상 차원의 상호교류와 협력을 추진하기 위한 좋은 출발점 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회담에서 방한에 긍정적 의사를 밝혔으나 구체적으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시 주석의 방한은 변수가 코로나"라며 "코로나 등 여러가지 가변적인 요소들이 여전히 작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추이를 봐서 방한문제가 다뤄지지 않겠나 말씀 드린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와 함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두번째 양자 정상회담을 갖고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구체적이고 추가적인 조치에 관해 논의했다. 김 실장은 "양 정상은 북의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확장억제를 강화할 필요성을 공감했고, 이를 위한 추가적 조치를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는 정상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이뤄진 합의"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미국의 IRA(인플레감축법)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에 대한 차별적 조치가 이뤄지지 않도록 바이든 대통령이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경제에 대한 한국기업들의 기여를 고려해 IRA의 구체적 이행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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