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비공개 최고위서 유예론 제기
비명계 신동근 반기 입장문 발표
국힘 "시장에 엄청난 충격" 압박
비명계 신동근 반기 입장문 발표
국힘 "시장에 엄청난 충격" 압박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금융투자소득세 도입 여부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면서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 대표의 '금투세 유예론'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금투세 유예를 압박하는 등 틈새를 파고 들고 있다. 이 대표는 민생 행보로 출구 찾기에 나섰다.
당내 금투세 도입 논란은 이 대표가 지난 14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예론을 꺼낸 게 발단이 됐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이 넘는 소득을 올리면 20%(3억원 초과분은 25%)의 세금을 내야 하는 제도로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상태다.
이 대표는 당시 "금투세 도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당초 "금투세 유예는 '부자 감세'에 불과하다"며 반대 입장을 보였던 당론을 뒤집는 발언을 한 것이다. 금융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금투세를 도입할 시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개미' 투자자들 사이에 부정적인 여론이 퍼지면 정치적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 에서였다.
이 대표가 유예 검토를 요구한 뒤 당 정책위원회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은 잇따라 회의를 열었다. 민주당은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당 지도부 차원에서 당의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본지와 통화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거나 피해가 없도록 시의성 있게 지도부가 책임을 지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재위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는 비명계 신동근 의원은 지난 15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주 목요일 민주당 기재위원 일동은 예정대로 내년부터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문을 발표했다"며 "기재위 간사로서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재위원 전원의 결의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개적으로 이 대표의 '유예론'에 반기를 든 것이다. 여기에 이태원 참사 희생자 명단 공개 문제와 '사법리스크'에 대한 당 차원의 대응까지 반발기류가 조성되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 위기가 찾아왔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당초 금투세 도입 시기를 2년 늦춰야 한다는 입장으로 선회한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향해 계속 '금투세 유예'를 압박하고 있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을 향해 "금투세 도입을 강행한다며 이 대표를 지키기 위해 민생을 볼모로 삼고 개미의 목을 비트는 상장폐지 정치를 그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 기재위원들은 예정대로 실행하겠다는 입장문을 냈고 신동근 민주당 기재위 간사는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기재위원 전원의 결의에 충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글을 남겼다"며 "금투세 유예를 위한 법안은 민주당 협조 없이는 국회 통과가 불가능한데 민주당발 금투세 논란으로 국민들의 삶을 어렵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용태 여의도 연구원장도 "민주당이 주장하는 금투세는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줄 것"이라고 "현재 채권시장과 코인시장, 부동산 시장도 어려운도 간신히 버티는 주식시장도 금투세 강행으로 큰 혼란에 빠지면 대한민국 경제가 정말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 대표는 민생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이 대표는 17일 오전 국회 당 대표실에서 민주당 전국 소상공인위원회와 함께 지역화폐 예산 확보 간담회에 참석했다. 또 경기 의왕시 오봉역을 방문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 관계자와 철도노조 조합원들과 간담회를 연 뒤, 지난 5일 오봉역에서 코레일 직원이 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안전사고 관리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를 두고 예산과 민생 이슈 선점을 통해 리더십의 위기를 우회 돌파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세희·권준영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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