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살만 방한] 빈 살만 공들인 尹… 한남동 관저 입주 열흘만에 첫 VIP 환대

입력: 2022-11-17 17:43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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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우디 경제안보 동맹 디딤돌
최고위급 소통·협력기반 세워
"새로운 60년 시작 이정표될 것"

[빈 살만 방한] 빈 살만 공들인 尹… 한남동 관저 입주 열흘만에 첫 VIP 환대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방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이하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에서 한-사우디의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업그레이드했다.

한-사우디는 현재 2030 세계박람회 유치를 두고 서로 경쟁하는 라이벌이지만 초대형 프로젝트에 협력하는 경제안보 동맹국가로의 디딤돌을 놓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윤 대통령이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공식 방한한 빈 살만 왕세자를 한남동 관저로 초청해 회담을 갖고 양국관계 발전 및 실질 협력 증진 방안과 한반도 및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2019년에 이어 3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빈 살만 왕세자와의 더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과 '사우디 실세'인 빈 살만 왕세자가 일종의 '직통' 라인을 연결해 에너지, 방위산업, 인프라·건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협의하고 총괄하기로 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한-사우디가 최고위 수준에서 양국관계 발전을 위한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빈 살만 왕세자 방한에 맞춰 한국 주요 기업과 사우디 정부·기관·기업이 40조원에 이르는 각종 투자·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만큼 양국 지도자가 '톱 다운' 방식으로 양국 경제협력에 속도를 더할 전망이다.

대통령실 측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은 올해 한-사우디 수교 60주년을 맞아 양국관계의 새로운 60년의 시작을 알리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번 방한을 계기로 양국관계를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인 차원으로 새롭게 도약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대통령 관저에서 진행된 확대회담, 단독 환담, 공식오찬을 함께하면서 다양한 이슈에 관한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개인적인 유대와 깊은 신뢰관계를 구축함으로써, 양국 최고위급 차원의 소통과 협력 기반을 구축했다"고 부연했다.

이날 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방부 장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대통령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국가안보실 1차장, 경제수석, 홍보수석, 주사우디대사 등, 사우디 측에서 에너지부 장관, 국무장관, 내무부 장관, 국가방위부 장관, 국방부 장관, 외교부 장관,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상무부 장관 겸 공보부 장관대행, 투자부 장관, 경제기획부 장관, 사우디 국부펀드(PIF) 총재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회담에서 "사우디는 우리나라의 중동지역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해외건설 파트너 국가로서 우리 경제·에너지 안보의 핵심 동반자"라며 "빈 살만 왕세자의 주도 하에 사우디 '비전 2030'을 통해 사우디가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가고 있는 지금이 양국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도약시킬 적기"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 양국 간 신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협력, 네옴과 같은 메가 프로젝트 참여, 방위산업 협력, 수소와 같은 미래 에너지 개발, 문화교류·관광 활성화 분야의 협력을 한층 확대하고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는 뜻을 표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한-사우디 수교 이후 한국 기업들이 사우디의 국가 인프라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이 과정에서 축적된 신뢰를 바탕으로 사우디 '비전 2030'의 실현을 위해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또 에너지·방위산업·인프라 건설의 세 개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 싶다고 요청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구체적으로 에너지 분야에서는 수소에너지 개발, 탄소포집기술, 소형원자로(SMR) 개발과 원전 인력 양성과 관련한 협력, 방산 분야에서는 사우디 국방역량 강화를 위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협력, 인프라 분야에서는 사우디 '비전 2030'의 일환으로 한국의 주요기업을 포함한 여러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줄 것을 희망했다.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와 중동 지역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북한의 위협 억제와 비핵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한국에 대한 사우디의 확고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윤석열 정부의 비핵화 전략인 '담대한 구상'(선비핵화, 후경제지원)에 대한 사우디의 지지도 확인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빈 살만 왕세자는 최근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이 7차 핵실험 등 중대 도발을 감행할 경우 G20 회원국이자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단호하게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