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힌 프로젝트' 투자 최종 결정
원유·분해 등 생산설비 건설
내년 공사 착공 2026년 완공
연 320만톤 석화제품 생산 기대
에쓰오일이 2단계 석유화학 사업 확장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에 당초 7조원에서 2조2580억원이 늘어난 9조2580억원을 울산에 투자해 세계적 수준의 석유화학 생산기지를 구축한다.
이는 아람코의 한국 투자 가운데 사상 최대 규모다.
에쓰오일은 17일 샤힌 프로젝트에 9조2580억원 규모의 투자를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첫 행보로 이날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등 건설업체와 '샤힌 프로젝트 EPC(설계·조달·시공) 업체 선정 계약'을 체결하며 건설을 본격화했다.
아랍어로 '매'를 뜻하는 샤힌 프로젝트는 2018년 완공된 5조3440억원 규모의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사우디 아람코가 개발한 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를 적용한 스팀 크래커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 한국과 전 세계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으로 주요 제품을 공급하는 게 핵심이다.
이번 신규 시설투자 확정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 날 이뤄졌다.
아람코는 자회사인 '아람코 오버시즈 컴퍼니'를 통해 에쓰오일의 지분 63.4%를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의 대주주는 빈 살만 왕세자다. 샤힌 프로젝트가 2019년 6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추진된 만큼 3년 만에 투자 금액, 주요 설비 등 세부 사항이 최종 확정된 것이다.
에쓰오일이 당초 밝힌 투자 규모는 7조원이었지만 9조원2580억원으로 늘어났다. 설계·구매·건설(EPC) 등 직접 투자에 7조6780억원이 투입되고, 건설자금과 인건비 등 간접투자로 1조5800억원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 내 에쓰오일 부지에 건설된다. 원유·잔사유 탈황·분해 설비인 'TC2C'와 혼합원료 분해설비인 '스팀 크래커', 연산 132만톤 규모의 폴리에틸렌 생산설비를 건설한다.
특히 TC2C는 샤힌 프로젝트로 세계 최초 상업화를 앞두고 있다.
내년 건설 공사를 시작으로 2026년 완공할 예정이다. 건설 기간 중 하루 최대 1만7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3조원 이상의 울산 지역 건설업계 활성화 효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했다.
완공 후인 2026년부터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정유·석유화학 설비를 가동해 에틸렌 58만톤, 프로필렌 77만톤, 부타디엔 20만톤, 벤젠 28만톤, 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88만톤, 고밀도 폴리에틸렌 44만톤 등 연간 최대 320만톤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한다.
에쓰오일은 프로젝트 완공 이후 석유 화학 비중이 생산 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배 이상인 25%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최고경영자는 "발전을 위한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며한국·사우디 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주요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에쓰오일의 경험, 임직원의 뛰어난 전문성으로 샤힌 프로젝트가 석유화학으로의 우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업계를 선도하는 에너지 효율성을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하석주(왼쪽부터) 롯데건설 대표,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17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샤힌 프로젝트 EPC 업체 선정 계약 체결식을 갖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