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대회
김연아 이후 첫 그랑프리 金
日 2·3위 '연지곤지 시상식'
김연아 이후 첫 그랑프리 金
日 2·3위 '연지곤지 시상식'
김예림은 19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김연아(은퇴) 이후 처음으로 시니어 그랑프리 금메달과 왕중왕전인 파이널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는 과거 유영(18·수리고), 임은수(19·고려대)와 함께 '꿈나무 트로이카'라고 불렸다. 김예림은 이들 세 명 중 성장 속도가 가장 느렸다.
유영은 만 11세에 종합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김연아의 역대 최연소 우승 기록을 깨는 신기록을 세웠고 임은수는 2019년 3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김연아 이후 첫 국제무대 200점 돌파 기록을 갈아치웠다. 임은수는 특히 세 선수 중 가장 먼저 세계선수권 톱10에 진입하기도 했다.
반면 김예림은 큰 대회마다 각종 불운에 시달리며 주목도가 떨어졌다. 그는 2017 ISU 세계 피겨 주니어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발가락이 골절돼 무대에 서지 못했다. 2020년엔 시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대회가 취소됐고 올해 3월 세계선수권대회는 출국 전날 코로나19 확진 판정 받아 출전하지 못했다.
그러나 김예림은 특유의 털털함과 낙관적인 마인드로 묵묵히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올해 2월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9위를 차지하며 선전했던 김예림은 특유의 강철 멘털로 2022-2023시즌을 준비했다.
시니어 데뷔 후 출전하는 그랑프리 대회마다 고배를 마셨던 김예림은 이달 초 프랑스 앙제에서 열린 ISU 시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 '그랑프리 드 프랑스' 여자 싱글에서 194.76점을 받아 은메달을 획득하며 생애 첫 그랑프리 입상에 성공했다. 이후 19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에서 펼쳐진 ISU 시니어 그랑프리 5차 대회 NHK 트로피에서 완벽한 연기로 204.49점을 받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3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예림은 그랑프리 포인트 28점을 확보해 남은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 결과와 관계없이 파이널 출전권을 획득했다.
그랑프리 파이널은 올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6명의 선수가 경쟁하는 왕중왕전으로, 두 차례 그랑프리 대회에서 거둔 성적을 합산해 출전 선수를 가린다.
1위는 15점, 2위는 13점, 3위는 11점의 그랑프리 포인트를 획득한다.
김예림은 경기 후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를 통해 "욕심내지 않고 타려고 노력했는데, 우승하게 돼 감사하다"며 "파이널 무대에선 아쉬웠던 부분을 보완해 완벽한 연기를 펼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예림은 '포스트 김연아' 세 명 중 가장 발전 속도가 느렸지만, 가장 먼저 그랑프리 금메달과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의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 여자 싱글 선수가 그랑프리 금메달을 획득하고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는 건 2009-2010시즌 김연아 이후 13년 만이다.
이날 김예림은 2022 베이징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인 일본의 사마모토 가오리, 4회전 점프를 구사하는 스미요시 리온을 2위와 3위로 각각 밀어냈다. 그는 일장기 사이에 태극기를 가장 높이 띄우는 '연지곤지 시상식'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연아 선수가 2009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열린 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일본 선수 두 명을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해 아직도 많은 팬이 회자하는 장면을 만들어낸 이후 13년 만에 일본에서 이 장면을 재현한 것이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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