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근 석학교수 "美 투자 땐 펀딩·현금·세액공제 파격 제공"
이인실 특허청장 "인재 쟁탈전 대비 국가차원 대응전략 필요"
이인실 특허청장 "인재 쟁탈전 대비 국가차원 대응전략 필요"
특허청 제공
특허청 -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반도체 세미나'
"미국이 반도체 투자 기업에 돈을 주고 보조금까지 지원하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이다. 세액공제까지 포함하면 기업이 투자한 금액의 50% 수준에 달하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다."
박재근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석학교수)은 21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반도체 관련 세미나에서 미국의 파격적인 반도체 지원정책에 대해 설명하면서 K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이날 "2030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는 1200조원으로, 2021년 700조원의 1.8배에 달할 전망"이라며 "이를 둘러싼 미국, 유럽연합,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의 경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특히 미국이 반도체산업지원법을 통해 현금, 세제 등 막강한 지원을 쏟아부음으로써 자국 내 글로벌 반도체 기업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세계 반도체 매출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2020년 기준 제조 점유율은 12%에 그쳐 이를 2032년까지 24%까지 끌어올리려 한다"며 "놀라운 것은 미국에 투자한 대만 반도체 기업이 50억 달러를 투자할 경우 미국 주정부의 10% 펀딩, 15%의 현금, 25%의 세액공제가 따른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과 일본, 중국, 대만 등도 반도체 기술개발과 인프라, 인력 양성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박 교수는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서두르고 세제혜택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시설투자, R&D 등에 세제혜택을 주기 위해 반도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 지원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최소 20% 정도의 세제혜택만 받아도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세제혜택, 기술개발 지원 못지 않게 반도체 인재 양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연간 1만 명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한 해 국내 대학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학부생과 석박사 인력은 3600명에 달하고,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에서 필요한 인력은 9600명에 이른다. 연간 5200명 가량의 반도체 인력이 부족한 현실이다.
박 교수는 "반도체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적어도 연간 1만2000명의 반도체 학부 전문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선 반도체 등 첨단산업 분야에 대한 대학 정원, 교원, 학사과정 규제 등을 완화하고, 반도체 특성화대학과 대학원에 대한 집중 지원으로 반도체 우수 인력 양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승우 한국지식재산연구원장도 "우수 인재 확보가 반도체 초격차 달성의 핵심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손 원장은 "반도체 기업의 경쟁적 투자, 반도체 공장 신·증설 계획 등에 비해 반도체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면서 "미국이 반도체 인력 확보를 위해 반도체과학법 통과에 이어 이민법을 개정할 경우 우리나라 반도체 기업의 고급 인재들의 유출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반도체 핵심 인력의 해외이직 방지를 위한 지원 강화와 민간 전문가를 활용한 반도체 특허 강화, 기술유출 대응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인실 특허청장은 "해외 주요 국들의 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어져 기술과 인재 전쟁이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고, 이는 기술과 인력 유출도 이어질 것"이라며 "글로벌 기업 간 기술경쟁 구도와 인재 쟁탈전에 대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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