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예대금리차 축소 압박으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는 축소됐지만 기준금리 인상과 예·적금 금리 경쟁으로 대출 금리 상승세는 더 가팔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10월 신규 취급 대출 기준(서민정책금융 제외) 가계 예대금리차(가계대출금리-저축성수신금리)는 1.72%포인트(p)로 9월(2.06%포인트)보다 0.34%포인트 하락했다. 공시 첫 달인 지난 7월 은행권 평균 예대금리차는 1.87%p였다. 8월에는 2.11%p로 더 벌어졌으나 9월 2.06%p로 소폭 좁혀진 데 이어 10월까지 두 달 연속 평균 예대금리차가 줄어들었다.
5대 은행 중에선 NH농협은행이 1.56%p로 가장 컸다. 이어 △하나은행(0.94%p) △신한은행(0.89%p) △우리은행(0.77%p) △KB국민은행(0.67%p) 순이었다. 전달 대비 축소폭 기준으로 보면 우리은행이 64bp(1bp=0.01%p) 가장 큰 폭 좁아졌다. 이어 국민은행이 49bp, 신한은행 36bp, 농협은행 29bp, 하나은행 20bp하락 순이었다.
인터넷 전문은행 중에서는 토스뱅크(5.37%p)가 가장 컸다. 케이뱅크(1.57%p)와 카카오뱅크(1.11%p)가 뒤를 이었다.
전체 은행 가운데 가계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곳은 토스뱅크와 더불어 전북은행(5.37%p)이었다. 가장 작은 은행은 IBK기업은행(0.58%p)였다.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는 은행의 지나친 '이자 장사'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 7월 도입됐다. 은행권이 첫 공시 이후 저소득·저신용 서민 대상의 정책금융상품의 금리가 높아 이를 많이 취급할수록 예대금리차가 커지는 왜곡 현상을 지적하자, 8월 통계부터 일부 정책금융상품을 제외한 예대금리차가 따로 공개되고 있다.
반면 가계 대출금리는 가파르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상 영향도 있지만 은행권이 예대금리차를 좁히고자 예·적금 금리를 올리면서 대출 금리를 밀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10월 신규 취급 대출로 산출한 5대 은행의 정책서민금융 제외 가계대출금리는 신한은행이 연 5.04%로 가장 높았고 하나은행이 5.01%, 우리은행 4.97%, 농협은행 4.84%, 국민은행 4.82%로 나타났다.
7월까지만 해도 4.19%에 그쳤던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10월 들어 4.936%로 넉 달 만에 0.746%p 상승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