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집값 내리막인데… 7.5조 `종부세 폭탄`

입력: 2022-11-21 15:58 강민성 기자

폰트

기자 구독

131만명… 1주택자도 23만명
文정부때 유주택자 2% → 8%로
상승기 기준 세금매겨 부글부글

올해 주택·토지 보유자 131만명이 종합부동산세 고지서를 받게 됐다. 1% 부자에 과세한다는 당초 취지와 달리 서울에선 4~5세대 당 1집꼴로 세금을 내게 된 것이다. 게다가 집값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과세액은 올 초 급등한 공시가격을 토대로 매겨져 조세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1주택자도 23만명이 포함됐다.

정부는 21일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대상자에게 납부고지서와 안내문을 발송했다.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122만명이다. 토지분 종부세를 내는 사람까지 합치면 130만7000명에 달한다. 올해 주택분 종부세액은 총 4조1000억원이다. 122만명이 4조1000억원을 내게 돼 1인당 336만원꼴이다. 토지분 종부세는 11만5000명에게 총 3조4000억원이 고지됐다.

종부세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 집중됐다. 특히 서울 지역의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58만4000명에 달한다. 전체의 47.9%다. 경기권이 33만8000명, 인천이 3만9000명이다. 전체 종부세 납부 대상의 78.8%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2005년 처음 도입된 종부세는 '일부 부자만 내는 세금'이었지만, 이제는 주택 보유자 100명 당 8명이 내는 세금이 됐다. 서울의 유주택자 5명 중 1명 이상이 그 대상이다.

전국적으로 종부세 고지 인원은 지난해(93만1000명)보다 28만9000명(31%)이 늘었다. 전국 주택 보유자 1508만9000명 중 8.1%가 종부세 납부 대상이다.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만 해도 종부세 대상은 유주택자의 2% 수준으로, 5년전과 비교해 그 비율이 4배 가량 급증했다.

또 1세대 1주택자 고지 인원은 23만명으로 전년(7만7000명) 대비 50.3% 증가했다. 2017년과 비교하면 무려 542%(19만4000명)나 늘었다. 기획재정부 측은 "종부세는 고액 자산가가 아닌 일반 국민도 낼 수 있는 세금이 됐다"며 "가구당 평균 인원(2020년 2.37명)을 감안할 때, 종부세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인원은 289만명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자이 전용 84㎡ 보유 1주택자는 올해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해 총 1386만원의 보유세가 부과된다.

정부는 1세대 1주택 종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해 한시적으로 특별공제 3억원을 더해 14억원을 기본공제하겠다는 방안을 내놨으나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관련 법 처리가 무산됐다. 고지된 종부세는 다음달 15일까지 납부해야 한다. 납부 세액이 25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 가산액 부담 없이 6개월까지 분납이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집값이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조세저항이 크게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MD비즈니스 학과 교수(공정거래포럼 공동대표)는 "종부세 부과로 조세의 정당성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지는 납세자들이 많을 것"이라면서 "종부세 도입취지가 부자세로 상위 1%만 부과됐었는데 일반적인 주택을 가진 사람들도 종부세 대상이 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세저항과 정부 세금제도에 대한 반감이 많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