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8세 이하 청소년 범죄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는 가운데 망치로 금은방 출입문을 부순 뒤,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10대 청소년 3명이 범행 9시간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2일 귀금속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A(16) 군 등 10대 청소년 3명을 긴급체포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3시쯤 광주 동구 충장로 귀금속 거리에 있는 금은방에 침입해 금팔찌 등 4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다.
이들은 오토바이 헬멧을 쓴 채 망치로 출입문과 진열장을 부수고 귀금속을 훔쳤다.
주범격인 A군과 초등학생인 B(12)군이 귀금속을 훔치는 동안 중학생 C(15) 군이 주변에서 망을 보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5초만에 범행을 마친 이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광주 모처로 도주했지만 경찰의 추적에 검거됐다.
경찰은 도난당한 귀금속 일부를 회수하고 회수하지 못한 귀금속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또 이들이 범행 직전 오토바이를 탄 다른 무리들과 만난 사실을 포착, 공범이나 교사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 19일 오후 8시 울산시 중구 한 금은방에 중학생 3명이 침입, 10돈짜리 금목걸이(시가 300만 원 상당)를 훔쳐 달아났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지난 9월에도 10대 2명이 울산시 중구의 한 금은방에 손님인 척 들어가 업주를 때리고 귀금속 수천만 원 상당을 훔쳐 도주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이들은 경남에 거주하는 청소년으로 가출한 뒤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주로 업주 혼자 있는 금은방을 타깃으로 삼은 것으로 파악됐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을 시켜 금은방을 털었다가 실형을 선고받은 일당도 있었다.
대전지법 형사5단독 김정헌 판사와 형사6단독 김택우 판사는 지난달 29일 특수절도와 특수절도 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C(20)씨 등 3명에게 징역 2년을, D(17)군에게 장기 1년 6월∼단기 1년의 징역을 각각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3일 오전 2시 51분 13~14세 가출 청소년 2명을 앞세워 대전 중구 은행동의 한 금은방에 망치로 유리문을 부수고 침입해 5000만원 상당의 귀금속 55점을 훔쳤다. 이들은 다음날 새벽에도 대전 유성구 원내동의 한 귀금속 상점에 침입해 38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학교 동창 사이인 이들은 도박 빚과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가출 청소년들에게 "오토바이를 사주겠다"고 약속하며 범행에 가담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또 청소년들에게 "경찰에 붙잡히더라도 촉법소년임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며 진술을 거부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김성준기자 illust76@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