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일수 ETRI 글로벌홍보부장
![[기고] 한-아세안 ICT 협력분야 광활하다](http://contents.dt.co.kr/images/202212/2022121202102369073001[1].jpg "[기고] 한-아세안 ICT 협력분야 광활하다")
이번 제안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우선 우리 정부가 장기적 관점에서 일관된 아세안 중시 정책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세계적 불황 극복, 디지털 전환 등 산적한 문제를 해결해 나갈 동등한 파트너로서 아세안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최근 아세안 주요국은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산업구조가 디지털 경제로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아세안은 6억6710만명의 거대 인구와 2021년 기준, 평균 연령 30세의 젊은 인력 구조를 가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아 유리한 디지털 사용 환경이다. 특히 언텍트 기술의 반강제적 도입으로 범국가적으로 디지털 경제로 퀀텀점프가 진행되면서 디지털경제의 성장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따라서 사회 전반에 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고 이에 따라 우리에게 과거와는 다른 협력방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ICT 분야에서 우리나라와 아세안 주요국과의 공동 연구·개발(R&D) 또는 기술협력은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동안 양자 간 산업구조가 서로 달라 기술협력을 위한 공통 관심 분야가 많지 않았다. 또 기술격차로 인해 협력을 통한 장점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양자 간 소득 격차가 커서 기술이전을 위한 가격협상조차 진행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공적개발원조(ODA) 프로그램도 우리의 성공 경험을 공유하는 정책자문과 컨설팅, 그리고 단발성 프로젝트에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아직도 아세안 국가와 기술협력을 장기적 관점에서 동등한 파트너로 바라보고 진행하기에는 우리 내부의 정책역량과 실행역량 그리고 인프라 측면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
이제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완성하기 위해 일관되고 구체적인 이행 로드맵이 필요한 시점이 도래했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가상현실, 핀테크 등 최첨단 기술 중심의 아세안 맞춤형 ICT 협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세안 맞춤형 ICT 협력은 대상 국가와 분야를 선정하고 단계별 협력전략을 추진방식에 맞춰 진행하는 형식이 될 것이다. 필자는 먼저 협력 순위가 높은 국가로 시장 규모가 가장 큰 인도네시아,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로는 베트남과 필리핀, 특정 산업 분야에서 협력이 가능한 국가는 태국과 말레이시아를 선정했다.
협력 분야로는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 온라인 시장의 성장, 디지털 경제 플랫폼 도약, 홈코노미 활성화로 인한 핀테크 열풍, 이러닝 수요 증가 등 트랜드에 부합하는 분야에서 기술협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아울러, 국가별 유망 협력분야로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비즈니스 플랫폼, 원격진료, 스마트시티 분야의 성장성이 예상되고, 베트남의 경우 이러닝과 전자정부, 필리핀의 경우 온라인 구매 플랫폼, 디지털 콘텐츠 등을 들 수 있다. 단계별로는 단기적으로 원격진료와 온라인 쇼핑 관련 기술을 들 수 있고, 중장기적으로는 핀테크와 디지털 콘텐츠 기술을 예상한다.
기술협력 추진방식으로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협력 우선순위가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기술분야에 대한 정례 기술교류회 등을 통해 세부 기술수요를 발굴하고 기술기획 등을 진행하며, 이후 공동 기술개발 등 후속사업을 수행하여 필요기술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아세안은 젊은 국가들이고 역동적이며 법적 규제에서 자유로운 기술 구현이 가능한 시장이다. 이제는 아세안 주요국가도 ICT 분야에서 시장지배력을 갖춘 서비스와 수출상품을 확보하기를 희망한다. 우리 입장에서는 ICT의 완성도를 높이고 아세안과 기술협력을 통해 수요기술을 확보하면서 상호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와 아세안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중심으로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ICT 협력과 혁신생태계 협력 강화를 통해 상호 번영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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