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미래노동연 권고 검토
尹정부, 근로시간 연장에 공감
근로단위 합의 노사 갈등 예고
노·사 동참땐 상생국면 가능성
尹정부, 근로시간 연장에 공감
근로단위 합의 노사 갈등 예고
노·사 동참땐 상생국면 가능성
![[정부 노동시장 개혁 밑그림] 파견업종 확대·파업시 대체근로… 정부 "노동개혁 강드라이브"](http://contents.dt.co.kr/images/202212/2022121202109958063004[1].jpg "[정부 노동시장 개혁 밑그림] 파견업종 확대·파업시 대체근로… 정부 \"노동개혁 강드라이브\"")
◇연구회 "노동 시장 개혁 과제 신속하게 추진해야"
연구회 좌장인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날 "부산 중소조선업, 안산반월 공단, IT산업 등 다양한 분야, 여러 계층의 이해관계자를 만나 우리 노동시장의 문제를 확인하고 개선·개혁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며 "정부도 상황의 절박함에 공감하고, 제안된 노동시장 개혁 과제를 꾸준하고 일관되며 신속하게 추진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구회가 약 5개월간 논의 끝에 이날 내놓은 권고문 가운데 근로시간과 관련된 부분은 '자율과 선택을 통한 근로시간 단축'으로 요약된다. 근로시간에 대한 노사의 자율적 선택권 확대를 통해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근로자들이 충분한 휴식을 누리도록 해 근로시간 총량을 줄이도록 하자는 것이다. 현행 '주 52시간제'는 기본 근로시간 40시간에 최대 연장 근로시간이 12시간까지 허용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연구회는 이 같은 '주' 단위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를 '월, 분기, 반기, 연'으로 다양화해 노사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산술적으로 주당 69시간까지 일하는 게 가능해진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장시간 근로'가 현실화할 수 있는 셈이다. 권 교수는 "예외적이고 극단적인 상황이기 때문에 빈번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연구회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개선도 주요과제로 꼽았다. 파업시 대체근로 허용과 주휴수당 문제도 과제로 제시했다. 연구회는 1998년 제정된 후 약 25년간 노동시장이 격변하는 동안 근본적인 변화 없이 지속되면서 법적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의 파견법은 허용업종을 32개로 제한하고 기간도 최장 2년으로 제한하고 있는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 영국 캐나다 등 14개국은 파견 업무와 기간에 제한이 없다. 정부는 권고에 따라 파견허용 업종을 확대하고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또 고령 근로자 계속 고용과 청년 근로자 일자리 창출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법·제도를 정비하라고 제안했다. 연구회는 특히 포괄임금 오남용을 막기 위해 근로감독을 강화하라고 주문했다. 정부가 임금의 공정성 확보와 격차 해소를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인 '상생임금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직무 중심의 인사관리를 위한 '통합형 임금정보시스템'을 구축할 것도 제안했다.
◇정부, 노동개혁 본격 시동…노사정 갈등 '변수'
노동은 윤석열 대통령이 연금, 교육과 함께 3대 개혁 과제다. 1953년에 만들어진 근로기준법은 시대 변화에도 불구하고 큰 틀이 유지돼왔기 때문에 노동시장에 제대로 적용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정부는 최근 노동 과제로 급부상한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가 종료된 만큼 연구회 권고문을 바탕으로 내년 본격적인 입법 과정을 준비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이미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지난달 24일 공동 기자간담회를 통해 권고 내용에 대해 반대 입장을 내놨다.
내달 열리는 한국노총 집행부 선거도 변수로 꼽힌다. 한국노총 위원장은 대통령 직속 노사정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근로자대표로 참석한다. 경사노위는 위원장과 상임위원, 정부위원 2명, 근로자대표 5명, 사용자대표 5명, 공익위원 4명 등 18명으로 구성된다.
한국노총은 민주노총이 몇 년째 경사노위에 불참하기 때문에 노사정 대화에서 사실상 노동계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또 한국노총 내부에서는 윤석열 정부의 노동 개혁이 반노동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여론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만재 한국노총 위원장 후보는 김문수 경사노위원장이 노동을 적대시한다며 당선 시 대통령에게 교체를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노동 개혁을 위한 노사 협력을 호소했다. 이 장관은 "전문가들의 진단에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답을 모두 알지만 각자의 다른 이해로 애써 외면하거나 엉뚱한 이야기를 해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노사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책임에 기반한 자율로 신뢰를 쌓고 상생을 위한 연대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며 "노사의 동참을 호소한다"고 강조했다.정석준기자 mp1256@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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