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S, 림프종 환자의 최적 항암치료 시간대 찾아
오후 치료 여성 암 환자 사망확률 12.5배 낮아
오후 치료 여성 암 환자 사망확률 12.5배 낮아
IBS 제공
기초과학연구원(IBS)은 김재경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의생명 수학 그룹장(KAIST 교수) 연구팀이 고영일 서울대병원 교수팀과 공동으로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오후 항암치료가 오전에 비해 예후가 더 좋아진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항암제 효능과 부작용은 생체시계로 인해 투약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이 때문에 약리효과가 가장 좋은 특정 시간에 항암치료를 진행하는 '시간항암요법'이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적 치료 시간을 찾기 위한 체계적인 방법이 없어 아직 실제 의료 현장에는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연구팀은 서울대병원에서 오전 8시 30분과 오후 2시 30분 중 시간을 선택해 광범위 B형 대세포 림프종 치료를 받고 있는 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측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오전이나 오후 시간에 3주 간격으로 표적치료제와 항암화학요법을 결합한 암 치료를 4∼6회 받았다.
그 결과, 남성 환자의 경우 시간에 따른 치료 효율에 차이가 없었다. 이에 반해 여성 환자는 오후 치료를 주로 받을 때 60개월 이후 사망률이 12.5배 감소하고, 무진행 생존기간(질병이 악화되지 않는 기간)은 2.8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오전 치료를 주로 받은 여성 환자에서 백혈구 감소증과 같은 항암치료 부작용이 더 많이 관측됐다.
이어 연구팀은 성별에 따른 차이가 나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건강검진센터에서 수집된 1만4000여 명의 혈액 샘플을 분석했는데, 정상 여성은 백혈구 수가 오전에 감소하고, 오후에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성의 골수기능이 24시간을 주기로 늘어났다 줄어들기를 반복하는 일주기 리듬을 가진다는 의미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고영일 서울대병원 교수는 "여성 환자가 골수 기능이 활발한 오전에 림프종 치료를 받으면 항암 부작용으로 골수 기능이 억제되며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으로 보여준 연구결과"라며 "시간항암요법의 국내 의료 현장 도입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경 IBS CI는 "현재 수면 패턴으로부터 생체시계의 시간을 추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어 최종적으로 개인 맞춤형 시간항암요법 개발이 가능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임상학회 학술지 'JCI 인사이트(지난 13일자)'에 실렸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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