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한국인터넷진흥원)에 따르면 '샤오치잉(새벽의 기병대라는 뜻)'이라고 자칭하는 중국 해킹그룹의 사이버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국내 정부기관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공공기관인 KISA의 경우 이들이 공개적으로 다음 공격 표적으로 지목했음에도 이날 오후까지 "특이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이 해킹그룹은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1일경 대한건설정책연구원 홈페이지를 웹변조(Deface)하고 "한국 정부기관 2000곳을 해킹하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후 △우리말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학부모학회 △한국교원대학교 유아교육연구소 △한국보건기초의학회 △한국사회과수업학회 △한국동서정신과학회 △대한구순구개열학회 △한국시각장애교육재활학회 △제주대 교육과학연구소 △한국교육원리학회까지 총 12곳의 홈페이지를 같은 방식으로 해킹했다.
'샤오치잉'은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사이버공격을 예고했다. 이번 공격으로 54GB의 데이터를 탈취했다면서 자신들의 깃허브 블로그를 통해 한국인 160여 명의 개인정보도 노출했다. "한국의 몇몇 스트리밍 스타들이 나를 매우 화나게 했다"는 게 이들이 밝힌 공격 이유다.
앞서 이들은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로운 팀"이라며 "한국을 구성원들의 훈련장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오후에는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12개 기관 침입만 보고했지만 내가 삭제한 데이터베이스와 사이트는 이보다 훨씬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정부기관 다수를 해킹하겠다는 이들의 선언과 달리 실제 피해를 입은 곳은 학술단체들이다. 유출된 개인정보도 이번 해킹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이 필요하다는 게 과기정통부의 입장이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경우 해킹 피해를 입은 정보는 유관기관명, 구성원 이름과 연락처 등 대부분 공개됐던 정보로 알려졌다. 과기정통부와 KISA는 설 연휴 기간에도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했다.문종현 이스트시큐리티 ESRC센터장은 "해킹그룹이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은 해킹을 하진 않는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보안이 허술한 학회 홈페이지 등을 노린 것 같다"면서 "관심을 끌고 싶어 하니 무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이와 별개로 보안 담당자들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조사와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팽동현기자 dhp@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