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식음료 업계에 따르면 주요 라면기업들이 자사 대표 브랜드를 내건 오프라인 '핫플'(핫플레이스) 만들기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 농심이 '신라면 분식점'을 연데 이어, 삼양식품도 이곳에 건면 브랜드 '쿠티크'의 팝업스토어를 열기로 한 것이다. 신라면 분식점은 네이버제트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운영 중인 농심의 팝업스토어를 오프라인으로 재현한 것으로, 지난 9일 'MZ세대 놀이터'로 부상한 성수동에 문을 열었다.
오프라인 신라면 분식점은 오픈 이후 누적 방문객이 약 1만2000명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평일 평균 800명, 주말 평균 1000명이다.
내달 8일까지 운영하는 이 분식점의 콘셉트는 '펀'(fun)에 있다. 나만의 라면 레시피 조합을 선택해 시식할 수 있고 '자이언트 신라면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하는 등 체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게 어필할 재미 요소를 전략적으로 배치했다.
제페토 이용자들이 참여한 레시피 중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조합인 '고기 매콤 꼬들 계란 신라면'(16%)도 맛볼 수 있다.
삼양식품도 27일부터 2월 5일까지 성수동 'LES601 성수'에서 건면 브랜드 쿠티크의 파티형 팝업스토어 '살롱드쿠티크'를 연다. 쿠티크는 삼양식품이 지난해 12월 '세계 면요리를 큐레이션하는 누들 부티크'라는 콘셉트로 선보인 프리미엄 건면 브랜드다. 이 제품은 생면처럼 부드러운 식감이 특징이다. 국내 라면 시장 최초로 물에 삶아 장시간 저온에서 건조시키는 공법으로 만들어 이 같은 식감을 냈다.
첫번째 제품은 양파와 짜장이 어우러진 '쿠티크 에센셜짜장'이며, 삼양식품은 향후 다양한 세계 면요리를 쿠티크 브랜드로 출시해 프리미엄 건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팝업스토어 방문객들은 쿠티크의 브랜드 스토리와 제품을 볼 수 있는 전시공간, 다양한 포토존을 체험할 수 있다. SNS에 인증샷을 올리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또 쿠티크에센셜짜장 제품 시식과 럭키드로우 행사도 전개한다. 하루에 10회, 회차별 20명만 참여가 가능하며, 온라인 사전 예약자를 우선으로 한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특히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쿠티크 브랜드를 알려 프리미엄 건면 시장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MZ세대를 겨냥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GS25가 출시한 'ㅋㅋ 만두'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1월 인수한 아시아 최대 푸드 미디어 기업 쿠캣의 초성을 재미있게 표현해 제품명을 지었다. GS25 냉동 간편식 중 고객 수요가 가장 많은 만두를 편의점 핵심 고객인 2030연령대 입맛에 맞게 개발했다고 GS25는 설명했다. 돼지고기 함량을 27%로 높였고, 편의점 이용 시 즉석에서 조리해 먹는 경우가 많은 점을 고려해 간장 없이 먹기 좋도록 간을 맞췄다.
게임사와 협업한 상품 출시·이벤트도 쏟아지고 있다. CU는 최근 도시락 구매 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아이템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해 행사 대상 도시락 매출 증대 효과를 봤다. 세븐일레븐은 컴투스와 '서머너즈워' 팝업스토어를, 이마트24는 넥슨과 '마비노기' 게임 아이템 선물 이벤트를 했다.
주류 업체에선 일명 '아재 술'로 불리는 오래된 브랜드를 'MZ 힙주'로 바꾸기 위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의 대표 위스키 시바스가 MZ세대에 어필하기 위해 서울 압구정동 한복판에 팝업스토어 '시바스 리갈 길'(CHIVAS REGAL GIL)을 열었다.
지평주조 지평막걸리도 비건 인증, 쉐이크쉑 콜라보 마케팅 등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MZ세대 맞춤형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지평막걸리의 경우 이 같은 MZ세대 겨냥 마케팅에 힘입어 2022년도 연 매출이 전년보다 늘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평막걸리의 작년 연매출은 441억원으로 2021년보다 약 10% 늘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