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연 3.25% 고정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의 인기가 뜨겁다. 정부는 수요자가 늘어날 경우 당초 계획했던 공급액 목표를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신청이 시작된 특례보금자리론에 수천명이 몰리면서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 접속이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해 공급된 안심전환대출의 저조한 신청 실적을 기록한 것과 달리 특례보금자리론은 흥행가능성을 보인 셈이다.
지난해 접수를 받은 안심전환대출의 경우 주민등록번호 출생연도 끝자리에 따라 가입 신청 요일이 다른 '요일제 방식'이 적용됐지만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에는 이러한 방식이 적용되지 않은 탓도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올 한해 동안 계속해서 신청이 진행되기 때문에 요일제 방식을 적용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특례보금자리론이 안심전환대출과 달리 사실상 선착순으로 신청이 진행되는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1년간 한시적으로 39조6000억원 규모로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한다. 다만 신청 수요가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공급 목표액을 상향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아직 신청 초기라 앞으로 신청 추이나 진행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인기는 공급 계획 발표 당시보다 금리를 낮춘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당초 일반형의 경우 4.75~5.05%, 우대형의 경우 4.65~4.95%의 금리를 적용하기로 했지만 신청 시작을 앞두고 금리를 0.5%포인트(p) 낮췄다. 시장금리 인하로 자금조달에 여유가 생기면서 금리 인하했다.
여기에 인터넷을 통한 전자약정방식(아낌e)으로 신청하면 추가로 0.1%p 금리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우대형 상품의 경우 저소득청년(0.1%p), 신혼가구(0.2%p), 사회적배려층(0.4%p) 등에 대한 우대금리까지 모두 적용받으면 최대 0.9%p 낮은 연 3.25%의 금리가 적용된다.
한편 특례보금자리론 금리가 최저 3.25%까지 낮아지면서 지난해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한 사람들이 오히려 손해를 보는 경우도 생길 수 있게 됐다. 안심전환대출의 금리는 연 3.8∼4.0%(저소득 청년층은 연 3.7∼3.9%)였다. 주택금융공사는 지난해 말 특례보금자리론이 안심전환대출보다 금리가 높아진다면서 신청을 독려하기도 했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안심전환대출 금리가 더 낮다"면서 "안심전환대출을 받은 경우도 특례보금자리론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강길홍기자 slize@dt.co.kr
고금리 상황에서 주택 구입이나 '대출 갈아타기'가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된 30일 오후 서울시내 SC제일은행 한 지점 외벽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