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직원들과도 격의없이 소통
협력사까지 챙기며 상생 앞장서
글로벌인맥 자랑… 투자 이끌어
반도체 실적회복 등 과제도 산적
협력사까지 챙기며 상생 앞장서
글로벌인맥 자랑… 투자 이끌어
반도체 실적회복 등 과제도 산적
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 1일 삼성화재 대전 연수원을 찾아 임직원을 격려하고 격의 없는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 전자뿐 아니라 금융 계열사까지 챙기며 회장으로서 리더십을 다지며 소통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이다.
지난달에는 설 연휴를 맞아 최근 출산한 여성 임직원 64명에게 삼성전자의 최신형 공기청정기를 선물했다. 다문화 가정을 이룬 외국인 직원 가족 180명에게도 에버랜드 연간 이용권과 기프트카드를 전달했다.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에서는 현지 MZ세대 직원과 간담회를 하고 이들의 바람 등을 경청했다. 오랜 기간 현지에 체류하며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임직원이 많은 사업장인 점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삼성전자는 이달부터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해 그동안 직원 간에만 적용했던 '수평 호칭'의 범위를 경영진과 임원을 대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 회장도 영문 이니셜인 'JY'나 영어 이름인 '제이'(Jay)로 불리게 됐다.
이 회장은 또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미래 동행'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후 첫 현장 방문 일정으로 28년간 삼성전자와 거래해 온 광주의 협력사를 찾기도 했다.
'세상에 없는 기술' 확보를 강조하는 가운데 인재 영입도 활발하다.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최근 경쟁사인 스웨덴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 출신 임원 2명을 영입하고 네트워크사업부 산하에 신사업전략 태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강신봉 전 요기요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세일즈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인텔 등에서도 인재를 잇달아 영입하고 있다.
이 회장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경영을 넓히는 데도 주력했다. 지난해 말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출장으로 UAE를 찾은 데 이어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의 UAE·스위스 순방 경제사절단으로 UAE를 다시 찾았다.
그는 윤 대통령의 UAE 바라카 원자력 발전소 현장 방문 등에 동행하며 UAE로부터 300억달러(한화 약 37조2600억원) 규모의 투자 약속을 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빛을 발했다. 이 기간 열린 윤 대통령과 글로벌 CEO 오찬에는 평소 친분이 있던 인텔·퀄컴 등의 CEO를 직접 섭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상의 주최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서는 연회장을 누비며 글로벌 정·재계 리더들에게 한국의 엑스포 유치 의지를 알렸다.
한국을 찾은 글로벌 인사들의 '면담 1순위'도 이 회장이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해 11월 '40조 투자 보따리'를 들고 온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이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피터 베닝크 ASML CEO, 올리버 집세 BMW CEO 등과의 만남도 이어졌다.
이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취임한 만큼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할 과제도 산적해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삼성전자는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에서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97% 급감하며 겨우 적자를 면했다. 올해 1분기 반도체 부문 적자 전망도 나온다. 가전도 7년 만에 적자로 돌아섰고, 애플과의 경쟁이 치열한 스마트폰도 실적 부진을 겪고 있다.
삼성의 대형 인수·합병(M&A)은 2016년 11월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40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멈춘 상태다. 시장에서는 이 회장이 취임한 만큼 조만간 대형 M&A 소식을 나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해 책임경영을 강화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지배구조 개편과 새 노사관계 정립 등도 이 회장의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등기이사에 오르지 않아도 이 회장은 사실상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어 다른 방식으로 경영 환경을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며 "실적 같은 경우도 하반기에 회복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나온다"고 말했다.
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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