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이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4000억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택배 물동량과 점유율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쿠팡의 물류사업 확대 등의 여파로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택배비 인상은 계속되고 있어 올해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지난 4분기 택배 물동량 4억2600만 박스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6.9% 감소한 수준이다.
택배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부진했다. 매출은 9611억원을 기록해 1.7%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35억원으로 20.1% 줄었다.
한진의 경우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2조8493억원과 1147억원으로 각각 13.8%와 15.4% 늘었다. 그러나 당기순이익은 416억원으로 전년대비 74.3% 감소했다.
최근 쿠팡이 택배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기존 택배업체와의 점유율 경쟁이 현실화되고 있다. 쿠팡은 2021년 국토교통부로부터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하고 위탁하던 물류 배송을 지난해 6월부터 쿠팡로지스틱스로 옮겼다.
지난 2020년 택배 시장점유율 50.1%를 기록했던 CJ대한통운은 2021년 48.3%로 감소한데 이어 지난해 3분기에는 46.3%까지 떨어졌다.
택배업계에서는 물동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꾸준한 택배 가격 인상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지난해 1월부터 기업 택배비를 50~1000원 인상한데 이어 올해 1월 역시 물량 5만개 이상을 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 등 기업고객을 기준으로 100~300원씩 인상했다. 이에따라 극소형을 기준으로 1600원이었던 택배요금은 약 1년 9개월 만에 25% 가량 인상됐다.
한진도 올해 택배비를 올렸다. 최소형과 소형 택배는 약 20~30원 정도 올랐고, 대형 택배는 최대 700원까지 인상했다. 평균 3% 인상했다지만, 최고 인상률은 15.2%에 달하는 셈이다.
그러나 택배비 인상 여파가 반영되면서 택배물량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은 올해 차세대 택배 시스템 등을 도입하고 물동량 회복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오는 6월 도입되는 차세대 택배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 대비 다양한 서비스 등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계약물류와 택배 부문의 매출 성장 둔화가 지속됐다"며 "올해도 택배·계약물류 부문 단가 인상과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이상현기자 ishsy@dt.co.kr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한 CJ대한통운이 최근 택배단가 인상을 꾸준히 단행하면서 택배 물동량과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CJ대한통운 택배차량.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