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양환승 부장판사는 14일 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씨에 대해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을 고려할 때 엄벌이 마땅하다"라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김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벌금형보다 높은 징역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에 대해 피해자 A씨로부터 맥주병으로 맞아 다친 것은 사실인 점, 무고 내용인 강제추행 혐의는 다행히 무혐의 처분된 점, 앞선 확정판결과 동시에 재판받았을 때의 형평 등을 유리한 양형요소로 반영했다.
김씨는 2015년 11월 과거 교제하던 남성 A씨로부터 강간상해를 당했다며 허위 고소장을 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교제 중이던 강용석 변호사에게 A씨로부터 맥주병으로 맞은 적이 있다고 말했는데, 강 변호사가 폭행만으론 합의금을 많이 받기 어렵다며 강간상해로 꾸민 고소장 초안을 김씨에게 보여주고, 김씨가 이 고소장 제출을 승낙한 것으로 검찰은 봤다. 고소장은 강 변호사가 대표 변호사였던 법무법인의 직원을 통해 경찰에 접수됐다.
검찰은 2021년 6월 강 변호사를 무고교사 혐의로 김씨보다 먼저 기소했다. 강 변호사는 같은 해 11월 열린 첫 공판에서 "정범이 없으면 교사범이 있을 수 없다"며 당시 입건되지 않았던 김씨를 자신이 고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약식 기소된 뒤 정식재판에 회부된 김씨는 지난달 12일 열린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김씨의 변호인도 "상대방과 원만히 합의하고 (허위 고소를) 취소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김씨가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강 변호사에 대한 재판 재개가 불가피해졌다. 강 변호사의 무고교사 혐의는 같은 법원 형사18단독 재판부가 심리 중인데, 해당 재판부는 2021년 12월을 마지막으로 공판을 무기한 연기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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