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15일 충북 오송 식약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디지털 치료기기 '솜즈'의 품목허가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모바일앱이나 인터넷 서비스 형태로,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관리·치료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다. 세계 최초의 디지털 치료제는 2017년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페어테라퓨틱스의 약물중독 치료제 '리셋'으로, 이후 세계 각국에서 상용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얼라이드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디지털 치료제 시장은 2020년 35억3729만달러(약 4조5000억원)에서 2030년 235억6938만달러(30조원)로 커질 전망이다.
솜즈는 불면증 증상개선을 위한 치료 방법 중 하나인 인지행동 치료법을 모바일앱으로 구현했다.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법은 불면증을 지속시키거나 악화시키는 심리적, 행동적, 인지적 요인들에 대한 교정을 목표로 하는 치료인데, 이를 앱에 적용했다.
불면증 환자는 앱을 이용해 수면습관 교육, 실시간 피드백, 행동교정 등을 6~9주 동안 하면서 수면 효율을 높이고 불면증을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솜즈의 효과는 국내 임상시험에서 확인됐다. 임상시험에서 솜즈 이용자는 제품 사용 전보다 불면증 증상이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또 인체에 직접 작용하지 않아 안전성 측면에선 크게 우려할 점이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솜즈 앱은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다음 의사와 상의한 후 다운로드받을 수 있다. 개발회사 측은 진료 없이 환자 스스로 다운로드 받는 형태 제품도 개발 중이다.
다만 모바일앱을 실제로 쓰려면 몇달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 허가 후에도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혁신의료기술 평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요양급여·비급여 적용 여부, 사용할 의료기관 지정, 처방 형태 지정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5~6월께 처방이 가능할 전망이다.
오유경 식약처장은 "ICT 강국의 이점을 활용해 경쟁력 있는 다양한 디지털 치료기기가 개발·허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 "2027년까지 약 10종의 맞춤형 디지털 치료기기 임상·허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추가로 개발하는 등 국제 규제 표준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김진수기자 kim89@dt.co.kr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15일 충북 오송 식약처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불면증 인지행동 치료앱 '솜즈' 허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식약처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