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안, 시장 독과점 막기 집중
이동주의원 "현행법으론 못 막아"
업계·전문가 "소비자 측만 고려"
"해외 빅테크 1~2%에 불과" 불만
이동주의원 "현행법으론 못 막아"
업계·전문가 "소비자 측만 고려"
"해외 빅테크 1~2%에 불과" 불만
정부와 정치권이 잇따라 온라인 플랫폼에 규제의 칼날을 들이대면서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온라인 플랫폼 시장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조건을 충족하는 일부 플랫폼을 시장지배적 위치 사업자로 지정하고 규제하는 것이 골자다. 온라인중개, 검색, 소셜네트워킹, 동영상공유, 클라우드 컴퓨팅 등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 중 연간 매출액이 3조원 이상이거나 시가총액이 30조원 이상인 사업자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해야 한다. 공정위는 국내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사업자라고 판단할 경우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한다.
시장지배적 사업자는 핵심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개인정보를 다른 서비스에서 수집한 개인정보와 결합할 수 없다. 또 온라인 플랫폼의 이용 사업자와 소비자의 권리행사를 제한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 또한 자사 플랫폼을 이용하는 타사 상품을 차별하거나 자사 상품을 우대하는 이해충돌 행위를 금지하도록 하고 있다. 이 의원은 "국내에도 독점 규제법이 존재하지만 시장 영역의 구분이 불분명하고 상품과 시장의 크기가 방대한 플랫폼 시장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많다"며 "현행법으로는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 피해를 막을 수 없다"고 법안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온라인 플랫폼을 겨냥한 법안이 발의되면서 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출범 후 온라인 플랫폼 자율규제 기조를 공언했고 업계는 이를 기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이로 인한 카카오 서비스 장애 이후 온라인 플랫폼 옥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공정위는 지난달 '온라인 플랫폼 독과점 심사지침'을 제정한 데 이어 지난 14일 카카오모빌리티에 이를 처음으로 적용했다. 공정위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T 앱의 택시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가맹택시(카카오T 블루)를 우대했다고 보고 시정명령과 함께 25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0일 전체회의를 열고 △온라인 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기본법안 △온라인 플랫폼시장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기본법안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현 상황을 놓고 과잉 규제와 역차별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2022 인터넷산업규제 백서'를 보면 각계 전문가로 이뤄진 입법 평가 위원들은 올해 인터넷산업 규제 의안들에 '과잉 규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인터넷산업 관련 법률 대부분이 입법 이후의 파급효과에 대한 고려가 미비하다는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자율규제를 하겠다더니 갑자기 온라인 플랫폼 심사 지침을 만드는 등 정부의 방향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다"며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선에서 소비자 측면을 봐야 하는데 현재는 너무 소비자 측면만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해외 빅테크와 비교하면 국내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의 규모는 현저히 작은 만큼 정부가 나서서 이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대표 온라인 플랫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시가총액은 30조~40조원 수준으로 해외 빅테크와 비교하면 1~2%도 되지 않는다"며 "정부가 기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계속 규제하게 되면 우리나라는 세계의 큰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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