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광역시 울주군에서 코끼리공장을 운영하는 이채진 대표는 지난 17일 공장 현장에서 만나 이같이 밝혔다. 코끼리공장은 폐장난감 중 수리 가능한 장난감을 수리해 취약아동 등에 나누는 자원봉사단체로 출발해 어린이집, 유치원의 장난감 소독과 수리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코끼리공장 건물에 들어서자 눈에 들어온 것은 형형색색의 기부된 장난감과 이로 만들어진 정크아트들이었다. 기계가 돌아가는 공장을 떠올리기 쉽지만, 아동들이 부모님과 함께 직접 기부하러 오는 공간이자, 자원봉사자 100여명이 손으로 폐장난감을 분해하는 장소다.
재생 불가능한 장난감을 원료화할 수 있었던 것은 롯데케미칼이 추진하는 '프로젝트 소셜'에 선정되면서다. 롯데케미칼은 플라스틱 순환경제 구축을 위한 '프로젝트 루프'를 추진 중인데, 그 중 소셜은 환경·자원 선순환 분야의 소셜벤처를 발굴해 지원해주는 프로젝트다.
롯데케미칼은 사업지원금 5000만원과 약 9개월간의 컨설팅을 통해 코끼리공장이 기존에 해오던 장난감 폐기를 더 전문적으로 할 수 있도록 '폐기물 종합 처리업' 인·허가 획득을 도왔다. 코끼리공장이 파쇄한 장난감이 재생소재로 적합한지, 파쇄 최적값인지는 롯데케미칼 연구소에서 분석이 이뤄졌다. 코끼리공장의 주 사업이 수거와 수리였다면 소셜벤처 참여로 후단사업까지 연결된 것이다.
소셜벤처 1기에 함께 참여한 우림아이씨티와의 협업도 이뤄졌다. 우림아이씨티는 자체 기술을 통해 물질별 분리를 진행하는 회사였고, 코끼리공장은 복합 플라스틱을 선별하는 기술이 필요했다. 롯데케미칼은 양사 협업을 도왔고, 폐장난감 전용 선별기와 프로그램 개발로 이어져 재생소재 생산까지 가능하게 된 것이다.
우림아이씨티와 협업해 탄생한 재생소재 생산 기계가 있는 코끼리공장은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곳에 있었다. 울산에서 2년 만에 인허가가 난 공장이다. 현장에 가보니 재질분리가 된 노랑색의 아크릴로나이트릴(ABS)가 쏟아져 나왔다. 다양한 색상의 폴리프로필렌(PP)도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폐장난감이 펠릿으로 재탄생하는 공간으로 순도는 97%다. 10시간 기준 2톤을 생산할 수 있다. 코끼리공장은 점진적인 증설을 거쳐 올해는 하루 기준 10톤, 내년에는 20톤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이 대표는 "재생소재 생산 공정은 롯데케미칼의 도움이 없었으면 할 수 없었다"며 "어떻게 알고 오시는지 국내 화학연구소, 건설사 등에서 파쇄한 것을 사 가고 있어 수익도 나기 시작했는데, 폐장난감의 수거 인프라와 재생소재 생산이라는 처음과 끝을 완성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장 증설과 함께 효율적 수거 시스템을 만드는 중간 공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은 어린이집 등을 대상으로 하는 폐장난감 수거플랫폼을 만들고, 택배업체 등을 통해 최적 동선을 이룰 예정이다. 아동들이 직접 기부하는 오프라인 공간은 울산과 부산 외에 100개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저희는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어 코끼리공장과 우림아이씨티가 새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소셜벤처 플랫폼 환경을 조성하고 지원한 것"이라며 "현재 소셜벤처 2기를 모집했는데 동반 성장이 이뤄지도록 등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글·사진=박한나기자 park2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