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국회로 송부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 체포동의안과 관련해 "민주당은 전날 의원총회에서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와 정부의 체포동의안 제출이 매우 부당하므로, 자율적으로 투표에 임하되 당당히 부결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윤석열 발 막장드라마는 결국 국민의 지탄으로 조기종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석열 정치검찰은 두려움 없이 수십 년 세월을 거슬러, 오로지 야당 대표를 죄인 삼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다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은 70여 명에 가까운 검사인력을 동원해 수백 번의 압수수색과 계좌추적을 했지만, 이 대표가 1원 한 장 받았다는 증거조차 제출하지 못했다"며 "받은 것이 없으니 검찰이 영장에 적을 내용이 없는 것도 너무나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엉터리 같은 영장에도 '형식적 절차'라는 말을 앞세워 윤 대통령이 서둘러 재가한 것은, 야당 파괴 공작의 최종 배후이자 정적 제거의 원조 설계자임을 공식적으로 자인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검찰이 공소장에 이 대표가 배임했다는 주장의 근거로 개발이익 환수액이 현저히 적다는 점을 들은 것과 관련해서는 "부산 엘씨티 사업 등 환수는커녕 개발이익을 민간이 통째로 가져간 사업들부터 전면 조사하라"면서 "양평 공흥지구 개발로 수백억 이익을 본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도 당연히 '유죄'여야 한다"고 했다.
또한 성남 FC 사건에 대해서는 "이재명의 성남FC는 뇌물이고, 홍준표의 경남FC는 모금이냐"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도의를 상실한 채, 제1야당 대표를 범죄자 취급하며 연일 십자포화를 쏟아내는 집권 여당과 일부 언론에도 한 말씀 드린다"면서 "윤석열 정치검찰이 없는 죄를 만드는데도, 검찰의 뜻대로 죄인이 되어주는 게 과연 정의이냐"라고 말했다.
이어 "실체나 진실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고, 그저 검사독재정권의 야당 파괴와 정적 제거에 순응해 '없는 죄도 달게 받으라'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대표의 부정한 행위가 없다 보니 검찰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 할 수 있는 억지 법리이자 고무줄 잣대인 배임죄를 고작 들고 나온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검찰이 아닌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생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에서는 취재진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검찰의 구속영장이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것이라면 법원에 판단을 맡기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묻자 "수백 개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영장을 청구하는 족족 거의 다 발부됐고, 이는 전임 정부 관련자들도 마찬가지"라며 "반대로 김건희 여사는 어떻게 됐나. 소환조차도 없다"고 답했다.
또한 이 대표가 대선 후보 당시 직접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해놓고 본인은 불체포특권을 이용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찬대 의원은 "대선 때 말한 것과는 상황과 전제가 바뀌었다"며 "우리는 윤석열 정권을 검사독재정권으로 규정하고, 검찰 수사가 공정하게 법을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야딩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것이라 규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양곡관리법을 민생법안으로 분류하면서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월요일 상임위에서 '양곡관리법'이 본회의 처리되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 건의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면서 "본회의 표결도 전에 대통령실이 가이드라인을 치자, 윤심(尹心)에 눈이 먼 주무장관이 농심(農心)을 내팽개친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협박에 흔들리지 않고 예정된 민생·경제법안들을 처리해가겠다"며 "양곡관리법은 국회의장께서 제시한 중재안을 마지막까지 검토하되, 끝내 여당 의지가 없다면 국회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고, 그 밖에도 법사위에서 60일이 도과된 주요 민생·경제법안들도 절차대로 마무리 짓겠다"고 말했다.
현재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외에도 간호법·의료법등 각종 법안들을 국민의힘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추진하고 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21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