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3사 신용평가모델 담당자 인터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올해 토뱅 44%·케뱅32%·카뱅 30% 목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올해 토뱅 44%·케뱅32%·카뱅 30% 목표
◇'CSS 경쟁의 장' 연 인뱅
각 인터넷은행 CSS 담당자들은 지난해 가장 큰 성과로 금융권에서 CSS가 널리 통용된 점을 꼽았다. 인터넷은행이 CSS를 적극 활용하자 시중은행 등 기존 은행권에서도 서둘러 자체 CSS 개발에 나섰고, 신파일러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대출받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뱅크 하경태 신용리스크모델링 팀장은 "카카오뱅크는 신규 개발된 신용평가모형을 2021년 6월부터 적용하고 있다"며 "2500만건에 달하는 대출 신청 데이터에 비금융 정보를 반영하고, 머신러닝 방법으로 모형을 개발해 KCB 신용점수 분포 하위 50% 대출 신청 고객들의 변별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뱅크는 KCB 신용점수 기준 500점대 고객까지 신규 대출을 공급했다. 카카오뱅크가 2017년 7월 출범 이후 지난해 10월말까지 중·저신용고객(KCB기준, 신용평점 하위 50%)에게 공급한 무보증 신용대출 규모는 6조6245억 원에 이른다.
토스뱅크 강신형 CSS Modeler(제작자)는 "지난해 대안정보와 머신러닝 모델링이 실제 업무에 도입되고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CSS모델의 발전을 이뤘다"며 "어떤 대안정보가 신용평가에 유의미한지, 머신러닝 기술을 신용평가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등 많은 연구와 시도를 촉진했으며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고 평가했다.
강 Modeler는 "금융권 AI 활용과 활성화를 위해 발표된 '금융분야 인공지능(AI)가이드라인'과 이어서 추진 중인 'AI 기반 신용평가모형 검증체계 마련' 등의 과제도 인터넷은행업계의 CSS고도화 과정에서 촉발된 것"이라고 했다.
◇치열해진 경쟁…관건은 '비금융 데이터'
CSS 성능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비금융 데이터다. 쇼핑·통신 등 사용자의 일상생활 정보를 취합해 경제 능력을 평가하는 만큼 데이터의 양 뿐 아니라 질도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케이뱅크 장성일 리스크모델링Lab장은 "케이뱅크 CSS는 롯데 멤버스, KT의 통신 정보를 활용해 차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KT의 경우 직접 KT와 협력해 일반적으로 공개되지 않은 100여개의 항목을 발굴했다"며 "일부 항목은 모형에 활용하고 있다. 활용 중인 일부 항목은 OTT(동영상 재생 서비스) 데이터 사용량, 여가채널시청시간(골프, 홈쇼핑 등) 등이다"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인뱅 3사 중 가장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데이터 수집에 유리한 위치다. 하 팀장은 "카카오뱅크는 모바일이라는 단일 영업채널을 운영하면서 2000만명 고객들의 카카오뱅크 이용패턴을 데이터화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지난해 업계 최초로 롯데멤버스, 교보문고 등 11개 기관, 3700만 건의 가명 결합 데이터를 활용해 독자적인 대안신용평가모형인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스코어'를 통해 연령대별로 분석해 본 결과 상대적으로 금융 이력이 부족한 연령대인 25세 미만의 경우 CB사의 신용점수 대비 약 30% 이상 변별력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토스뱅크도 자체 CSS인 TSS(Toss Scoring System)를 마련해 모기업인 '토스' 고객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강 Modeler는 "원앱전략 하에 확보되는 토스 전체의 금융 및 비금융데이터는 질과 양, 양쪽 측면 모두에서 매우 우수하다"며 "토스뱅크가 제1금융권 은행 중 유일하게 중저신용자 비중 40%를 초과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데이터의 힘에서 비롯된 자체적인 신용평가모델 덕분"이라고 말했다.
◇2023 대출 시장은 '한파'…CSS 고도화 역점
인뱅 3사 CSS 담당자들은 모두 올해 대출 규모 감소를 예상하고 건전성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장 Lab장은 "향후 대출 시장은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것보다는 경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좀 더우량한 고객을 선별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에 따라 CSS를 유연하게 운영해 대출 시장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Modeler도 "금리 변동성이 안정화되면 시장 영향이 축소될 순 있으나 경기 침체 등 시장 변화에 대해서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할 것"이라며 "아직 시장에 우량한 중·저 신용자가 많다고 판단한다. 이들을 보다 적극적으로 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금융소비자에게 "토스앱을 통해 본인의 금융 패턴과 소비 습관을 분석해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마이데이터 연결로 향후 소비와 지출에 대한 방향성을 결정하기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인터넷 은행들은 올해도 CSS 고도화를 통해 건전 대출자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하 팀장은 "대내외 환경 변화를 고려해 CSS를 고도화해나갈 것"이라며 "여신고객을 분석해 신용정책을 정교화하고 대출 포트폴리오의 건전성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실제 리스크전문가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약 50여명의 인력들이 협업을 통해 모형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장 Lab장은 "CSS 고도화 이후 모니터링한 결과 고도화 이전과 이후에 관측기간별 경험 불량율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며 "올해 목표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강 Modeler는 "중저신용자 포용 및 금융시장 안정과 관련해 금융당국의 발빠른 변화 움직임이 눈에 띄게 느껴지고 있다"며 "신용평가를 위한 새로운 정보와 기술의 지속 발전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혜현기자 moone@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