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경감 대안 알뜰폰
10년미만 기업들 줄적자
도매제공 일몰·점유율 등
정책 공회전… 조율 필요
10년미만 기업들 줄적자
도매제공 일몰·점유율 등
정책 공회전… 조율 필요
통신비 경감 대안으로 부상한 알뜰폰이 13년차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사업자들은 적자에 시달리는 가운데 도매제공대가 산정방식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업계는 도매제공 의무를 폐지하거나 일몰제로 유지해 알뜰폰이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알뜰폰 업계는 시장안정성을 위해 도매제공대가 일몰 조항을 없애 항구적으로 유지하자고 지적한다.
김형진 알뜰통신사업자협회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알뜰폰 LTE와 5G 요금제에서 완전무제한 데이터요금제 상품이 없는데, 이는 이동통신사가 해당 서비스를 도매제공 해주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동통신업계는 알뜰폰 이용자 편익을 위해 빠른 시일 내에 해당 서비스에 대해 도매제공을 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2010년 이동통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고 가계통신비 인하 등 소비자 후생을 위해 도입한 알뜰폰은 가입자 수가 지난해 1200명을 돌파했고 올해 1300만명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이 자급제 폰을 사서 알뜰폰에 가입하는 경우가 늘면서 코로나19 이후 이용자가 급증했다. 국민은행 '리브엠', 토스모바일 등 금융 사업자들도 알뜰폰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동통신사의 망을 빌려 쓰다 보니 자체 망이 없고, 오프라인 매장 수가 현저히 적어 고객서비스가 충분하지 못 하다 보니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 13년간 70개 이상의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했지만 자생 가능한 환경도 조성돼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날 발제에 나선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동통신사는 이익을 많이 내지만 10년 미만의 가입자 20만명 미만 알뜰폰 업체는 대부분 적자 상태"라며 "알뜰폰의 장점은 MNO(이동통신사업자) 대비 최대 반값 수준인 가격이지만, 열악한 고객지원과 신용등급에 의한 가입거부 등의 단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알뜰폰 사업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도매제공대가 선정방식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몰 조항을 삭제해서 도매대가 제공을 계속해야 한다"며 "도매제공 의무 사업자 역시 SK텔레콤뿐 아니라 이통사 전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가 알뜰폰 사업자에게 망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도록 규정한 도매제공의무사업자 일몰 제도는 알뜰폰 제도 도입 당시 2010년 9월 '3년 후 의무 일몰'로 시행된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연장됐고, 지난해 9월 일몰됐다. 이에 대해 이해관계자들 간의 첨예한 견해차가 지속되고 국회에서도 도매대가 규제를 폐지하고 시장자율에 맡기자는 내용의 법안과 아예 일몰제를 폐지하고 기한 없이 유지하자는 상반된 법안이 나오며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통신 3사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규제에 대해서도 시장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의견과 대기업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엇갈린다. 이날 이규화 LG유플러스 사업협력담당 상무는 "점유율 규제를 통한 상한선은 신규 사업자 진입의 장애가 되는 만큼 경쟁촉진과 이용자 편익 도모 차원에서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며 "신규 규제보다는 협력과 상생을 통해 성장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업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정책의 가르마를 명확하게 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준모 과기정통부 통신경쟁과장은 이날 "알뜰폰 정책을 장기간 고민해온 만큼 충실히 검토해서 발표할 것"이라며 "국회, 전문가 등의 의견 청취해 빠른 시일 내에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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