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해 11월 풍림P&P와 화학적 재활용 소재의 식품 용기 양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상업생산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롯데케미칼 역시 화학적 재활용 사업의 전초기지로 삼은 울산공장에서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의 시범 생산에 성공했다. 현재는 음료·식품회사들을 중심으로 식품 용기로 사용하기 위한 제품 개발, 검증 등 판로 개척을 진행 중이다. 2024년까지 재활용소재가 상품화까지 이어지도록 상업생산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기업들이 플라스틱 재활용 사업에 몰두하는 이유는 각국이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데다 재생원료를 통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 생산과정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실천할 수 있어서다. S&P는 202030년까지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 규모가 1700만톤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화학적 재활용 방식으로 식품용기를 만드는 이유는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대신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물리적 재활용은 기계적인 파쇄나 선별, 분리, 압출 등의 과정으로 약 5번을 재활용하면 물성이 나빠진다. 반면 화학적 재활용은 최초 원료 형태인 모노머로 완전히 되돌리기 때문에 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물리적 재활용은 첨가물이나 색소, 불순물 등으로 물성이 나빠진다"며 "하지만 화학적 재활용은 저품질 페트도 사용 가능해 원료단에서 수거업체등과의 협약으로 규모의 경제를 만들 수 있고, 기존 페트와 원가비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물리적 재활용 방식으로 재생원료를 사용해 식품용기를 만들 경우, 식약처의 안전성 심사 등 인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는 점도 기업들이 화학적 재활용에 뛰어드는 이유 중 하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화학적 재활용 시장이 초기 단계인데 시생산보다는 식품용기로 상업화를 누가 먼저 성공하느냐가 국내 최초의 타이틀을 얻을 것"이라며 "식음료 기업에서 재생원료의 사용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고 다음달부터 3% 재활용 소재 사용이 의무화되는 만큼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